제2807장
“당연하죠. 아니면 내가 왜 이렇게 고생스레 참교육을 했겠어요?”
이루 말 못 할 감동이 밀려온 윤서가 그렁그렁한 눈으로 지성을 바라봤다.
그걸 감당하기 힘들었던 지성이 한 손으로 그녀의 눈을 가렸다.
“얼른 물어봐요.”
든든한 뒷배가 생긴 윤서는 어깨를 쭉 펴고 성큼성큼 지성의 앞을 건너가더니, 부하들 주위를 빙 도는 여유까지 선보였다.
제가 호랑이의 위세를 빌린 여우라고 여기는 것 같았다.
“그쪽 형님이 다른 사람 말에 속아넘어갔다는데 그게 누구죠?”
부하들은 서로 눈빛을 주고 받으며 누구 하나 감히 이름을 말하지 못했다.
그랬다가 형님이 깨어나 그들을 가만 두지 않으면 어떡하나?
윤서가 혀를 탁 찼다.
“이렇게 합시다, 고개를 끄덕이거나 젓기만 해요.
그럼 형님이 일어나도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를 테니까.”
괜찮은 방법에 다들 눈이 반짝 빛났다.
“그쪽 형님한테 나 조사하라고 지시한 거 박화연 맞죠?”
부하들의 눈이 일제히 휘둥그레졌다.
여자가 모든 걸 다 알고 있어 더는 숨길 수 없는지라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새엄마는 진짜 내가 마음에 안 드나 보네.”
윤서가 질문을 이어갔다.
“그해 배연 그룹에 팔아넘긴 부지 책임자가 박동성이에요?”
부하들이 또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그래도 솔직하네요.
그럼 당시 주민들에게 약속한 새집과 보조금은 제대로 지급됐습니까!”
윤서의 얼굴이 갈수록 심각해졌다. 그들도 고개를 끄덕여야 할지 몰라 망설였다.
이 일을 한 건 맞지만 정작 남 앞에서 인정하긴 힘들었다.
사람들이 반평생 노력해 마련한 보금자리를 강제로 앗아간 거나 다름없다는 걸 알고 있어서다.
“하, 계산 한번 정확하네. 형님이 한 짓은 낱낱이 밝히다가 자기들이 연루된 건 인정을 안 하네. 근데 부정해 봤자 무슨 소용이지?
한번 저지른 짓은 시간이 흐른다고 사라지는 게 아니야. 난 당신들 까발려서 응당한 벌을 받게 할 거고.”
윤서는 미간을 와락 구기고 있었다. 그들로 하여금 그 예쁘장한 얼굴마저 잊게 만들었다. 이제야 알았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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