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29장

“화연아, 솔직하게 말해. 오늘 일 진짜 당신이랑 아무 상관 없어?” 그의 어깨에 올려둔 화연의 손이 덜컥 멈췄다. 다시 거두려 하자 성호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화연이 어색한 미소를 띠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전에 당신한테 말했잖아? 왜 아직도 그런 식으로 물어?” 성호가 화연의 표정 하나라도 놓칠세라 그녀를 뚫어지게 응시했다. “윤서 내 딸이야, 성격은 내가 제일 잘 알아. 절대 이럴 애가 아니거든. 노는 게 아무리 좋대도 자기 몸으로 장난칠 리가 없어. 거기다 의사가 윤서 몸에서 수면제 성분까지 찾아냈잖아. 내가 알기로 윤서한텐 불면증 증상이 전혀 없는데, 그럼 이 수면제는 어디서 났지?” 손을 빼낸 화연이 분에 찬 표정을 했다. “그러니까 지금 내가 당신 속이고 있다는 거야? 당신 딸은 뭐든 다 잘나서 잘못한 게 없고 내가 이렇게 만들었다는 거지! 윤서 독립한 지가 몇 년인데, 밖에서 어떤 모습일진 당신도 모르잖아. 어차피 평소에 당신 앞에선 그런 척만 하면 되니까. 왜 계속 내 말은 안 믿으려고 해? 그동안 한 침대 쓰면서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몰라?” 성호가 의미심장하게 답했다.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지. 내가 원하는 건 한마디야, 확답을 줘. 당신이랑 연관된 일이야 아니야? 무관한 거라면 내가 두 번 다신 언급하지 않을게. 단 연관된 걸 찾기만 하면 말이야. 화연아, 윤서 내 친딸이잖아, 난 절대 애가 당하는 꼴은 못 봐.” 화연이 입을 틀어막고 눈물을 줄줄 흘렸다. “대단하다 당신, 난 생각지도 못했어. 그동안 헌신했던 거로 당신 믿음조차 맞바꾸질 못했네. 내가 사람을 잘못 본 거지. 당신 부인이라고 여겨선 안됐는데, 난 그냥 그 집안에서 데려온 하인이나 마찬가지잖아? 어차피 당신도 윤서한테 새엄마 만들어주려고 나랑 결혼한 거고.” 성호가 미간을 와락 구겼다. “그렇게 듣기 거북하게 말하지 마. 지난 일까지 끄집어낼 필요 없잖아. 난 그냥 이번 일이 당신이랑 연관됐는지만 알고 싶을 뿐이야. 당신 그때 어디 있었어?” “어디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