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40장
그 말을 끝으로 지성은 자리를 떴다, 윤서만 덩그러니 남겨둔 채.
시집이라는 건 또 뭔가? 언제 지성과 결혼하겠다 했지?
얄팍한 속내가 들통나버린 윤서는 얼음장 밑으로 가라앉는 기분이다.
병원에 있었던 기간 동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급히 웨이터를 부른 그녀는 계산을 하자마자 곧장 집으로 갔다.
윤서는 좋게만 생각했었다. 적잖은 일을 겪은 데다 고난도 함께 했으니 둘 사이의 감정도 한걸음 가까워졌으리라 여겼다.
그 남자가 절 좋아하는 건 바라지도 않는다. 윤서가 지성을 좋아하기에 그의 시선이 조금이라도 제게 머물러주길 바랄 뿐이었다.
하지만 끝이 이럴 줄은 꿈에도 몰랐다.
윤서도 모르고 있을 때, 집안사람들이 길을 다 막아버렸던 거다.
“아빠, 솔직하게 말해. 요즘 배지성한테 찾아간 적 있어? 대체 뭘 했는데?”
생각보다 빠른 윤서의 추궁에 성호가 말을 더듬었다.
“배지성한테 갔다고? 배 사장이 어디 내가 만나고 싶다고 만날 수 있는 사람이야?
네가 아빠를 너무 높이 평가했어.”
윤서는 애간장이 탔다. 아빠가 아직도 얼렁뚱땅 넘기려고만 한다니.
“나한테 숨길 생각하지 마. 배지성이 다 알려줬어, 대체 뭘 한 건데 아빠.”
“말도 안 돼!”
성호가 습관적으로 부인했다.
지성이 정말 다 알려줬으면 윤서가 지금 이렇게 고분고분 말하고 있을 리가 없다.
“딸, 집으로 와. 아빠가 다 설명할게.
어찌 됐든 아빤 절대 널 해치지 않는다는 것만 알면 돼.”
윤서가 아랫입술을 꽈악 깨물었다.
언제쯤이면 세상 모든 부모들의 이런 이기적인 생각을 바꿀 수 있을까?
해치지 않는다면서 정작 지성은 그녀와 마주 앉아 밥 한 끼 먹는 것조차 거부했다.
시간을 거슬러 며칠 전.
윤서가 아직 퇴원하지 않은 틈을 타 성호는 호텔 CCTV를 돌려봤다.
작은 USB를 들고 그가 곧장 향했던 곳은 배연 그룹이다.
지성은 성호가 절 찾아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흠칫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쯤 윤서 옆에 있어야 할 텐데?
결국 안으로 들이긴 했으나 그날의 성호는 전과 사뭇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