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53장
윤서가 성호의 서재 문을 벌컥 열어젖혔다.
그는 책상 앞에 앉아 담담한 시선을 보내왔다.
“다 큰 애가 아직도 이렇게 덤벙대, 노크할 줄도 몰라?”
윤서는 곧장 앞으로 다가가 두 손으로 책상을 척 짚었다.
“아빠, 대체 뭘 어쩌려고 이래?
말했잖아, 배지성은 날 구한 거라고.
그 사람도 충분히 설명했을 텐데 왜 그 영상으로 협박을 해, 배지성이랑 전혀 상관없다니까!”
“상관없었으면 내가 왜 협박을 했겠어?
넌 너무 순진해서 문제야. 배지성 말이라면 다 믿잖아.
그래봤자 남자야, 아빠가 너보다 더 잘 알지.”
성호의 말이 예린을 역겹게 만들었다.
“남자는 잘 몰라도 내 친구는 알아. 배지성은 절대 그럴 사람 아니야.
내 아빠가 이런 비열한 방식으로 누굴 협박하길 바라지도 않아.
이쯤 해 아빠, 지금도 충분히 망신스럽거든. 더 이상 일이 커지지 않으면 좋겠어.”
윤서가 애원 가득 섞인 얼굴로 말했다.
성호는 벌써 결심을 굳힌 뒤였다. 지성의 부모에게까지 뻗친 일을 윤서의 말 몇 마디에 그만둘 순 없지 않은가?
게다가 지금 그의 신경은 온통 태어나지도 않은 아들에게 향해 있었다.
아들을 위해 더 나은 집안을, 의식주 걱정 없는 앞날을 마련해 줘야 한다.
“그만해, 아빠가 알아서 할 테니까 넌 얌전히 시집갈 날만 기다려.
원하면 가서 웨딩드레스 골라보고 싫으면 그냥 집에만 있어, 출근할 필요도 없다.
너도 손해 볼 건 없잖아.
그 자식한테 마음 있어 보이던데, 아빠가 대신 네 소원 이뤄준 거 아니야?”
이런 상황만 아니었으면 윤서는 당장에 웃음을 터뜨렸을 거다.
좋아하는 마음이 아빠 눈엔 이렇게도 볼품없는 건가?
“아빠, 이건 날 도와주는 게 아니라 우리 둘 사이의 가능성을 완전히 끊어놓는 거야.
배지성 좋아하는 건 맞는데 난 친구로 시작해서 조금씩 알아가고 싶어. 그래야 더 발전 가능성이 있지.
지금은 아빠가 그 길을 끊어낸 거라고. 그 사람이 뭐라고 했는 줄 알아?
내가 아빠랑 손잡고 애초에 함정을 판 거래. 좋아하는 사람더러 날 오해하게 만든 게 도와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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