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4장
요염한 몸매를 드러내며 남편의 욕망을 끌어내 보려 했지만 강명훈은 눈길조차 주지 않은채 하선빈의 얼굴만 쳐다보며 쌀쌀맞게 말했다.
“그런걸 원하는 거라면 다른 남자 찾아가. 난 그러든 말든 상관 없으니까.”
에누리조차 주지 않고 강명훈이 작은 방 안으로 들어갔다.
제대로 굴욕을 당한 하선빈이다.
젊은 시절 학교 퀸카인 그녀를 남자들이 줄을 서 따라다녔었는데 왜 강명훈만은 안중에도 두지 않는걸까!
난 왜 또 하필 친구였던 모영연 하나만을 품고 있는 이 남자에게 한 눈에 반해 버렸을까.
“명훈 씨, 내가 모영연보다 꿀리는게 대체 뭐야? 뭔데 털 끝 하나 못 건드리게 해? 살집 하나 없이 빼빼 마른 모영연보단 내가 훨씬 낫지!”
모영연이란 이름에 걸음을 멈춘 강명훈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그 사람 언급하지 말랬지.”
하선빈은 정도라는걸 모른다.
“모영연 걔 진짜 당신 몰래 다른 남자랑 바람난 거라니까! 심지어 둘 사이에서 생긴 애까지 당신한테 맡기려 한거고! 내가 그런 꽃뱀보다도 못해?”
“그 입 안 닥칠거면 당장 이 집에서 꺼져!”
강명훈이 별안간 불같이 화를 냈다.
평소 무뚝뚝하기는 했어도 화를 낸 적은 극히 드문데.
하선빈이 소스라치게 놀라버린다.
아니, 겨우 모영연 말 두 마디했다고 이렇게 급발진을 하나?
벌써 몇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못 잊은 거지?
단 한 마디도 더 섞고 싶지 않았던 강명훈이 방 문을 쾅 닫아버렸다.
엉망이 된 옷 매무새를 정리한 하선빈은 마음을 추스리고 다시금 시험 문제를 훔칠 수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
한편 별장에서 나온 고연화는 가까운 곳에 있는 지하철 역으로 걸음을 옮겼다.
주택 단지 근처엔 택시를 잡기도, 뻐스를 타기도 힘들었다.
이때, 검정색 승용차 하나가 곁에 다가오더니 뒷좌석 창문이 스윽 내려지며 강준영이 얼굴을 빼꼼 내밀었다.
“연화야 타, 오빠가 데려다 줄게.”
고연화는 힐끗 쳐다보기만 할 뿐 걸음을 늦추지 않았다.
“전 오빠 없는데요.”
섭섭해 하면서도 어쩔수 없이 한숨을 푹 쉬는 강준영이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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