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9장
건너편을 힐끗 쳐다보니 보라는 제법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하고 있었고 무대 아래 있는 중년 여자 역시 상당히 우쭐대 보이고 있었다.
“네, 두 분 모두 만점 맞으셨습니다. 아가씨는 방금 잠이 드시는 바람에 못 들으셨던거고요.”
하품을 한 고연화가 한 마디 내뱉었다.
“못 믿겠는데요.”
예상치 못한 말에 기자회견장이 술렁거렸다.
“못 믿는다니? 본인이 만점인걸 못 믿는다는거야 아니면 보라 학생이 만점인걸 못 믿는다는거야?”
“당연히 후자겠지! 공부에서 손 뗀지 한참이라 절대 만점은 불가능하다고 여겼을텐데 덜컥 만점 맞아버리니까, 진짜 모범생이었으니까!”
“고연화 저 사람 진짜 오만에 가득 차있는데?
어수선해진 장내 분위기에 MC가 다시 한번 고연화에게 자세하게 설명을 해줬다.
“아가씨, 이렇게 된 겁니다. 방금 두 분 시험지 바치신 뒤로 현장에서 선생님이 직접 채점하신 겁니다. 두 분 시험지도 모두 공개해 드렸었고요. 허나 방금 보라 아가씨께서 자신이 먼저 시험지를 바쳤으니 이긴게 아니냐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아가씨 생각은 어떠신가요?”
“같은 만점이라고 해도 제출 시간으로 승부를 따진다는건 말이 안 되죠. 제출 시간이 플러스 항목에 들어간다는 소리는 또 처음 듣네요?”
아래 있던 기자 하나가 소리쳤다.
“시간으로 따지지 않아도 저흰 모두 보라 학생이 이겼다고 생각합니다.”
고연화가 고개를 틀어 기자를 바라봤다.
“왜죠?”
“아가씨는 서울대에서 최고의 교육을 받고 벼락치기로 복습할 시간도 있으셨겠지만 보라 학생은 학교는 커녕 밭일만 하다가도 만점을 맞지 않았습니까? 이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고연화가 피식 웃었다.
“기자님은 제가 보라 학생의 성적을 뺏었다는걸 마치 진실처럼 단정짓고 그런 결론을 도출해 냈습니다. 이게 무슨 참고가치가 있죠?”
딱 짜여진 논리에 할 말을 잃은 기자는 그러면서도 여전히 보라 편을 들었다.
“그럼 본인이 보라 학생 대신 서울대에 간게 아니라는걸 증명할 증거는 있습니까?”
고연화가 덤덤하게 고개를 돌렸다.
“없는데요.”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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