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7장
“아버님! 저......저희 더러 시골에서 살라는 말씀이세요?”
어르신이 자비라곤 없는 무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 그러니까 당장 짐 싸! 내려보낼 거니까!”
믿을수 없는 결과에 하선빈이 땅에 털썩 주저앉았다.
“왜요? 아버님, 고연화 그 외부인 하나 때문에 아들 며느리랑 손녀를 이렇게 내쫓으실 생각이세요?!”
“현월이 쟤는 벌써 너한테 단단히 물었었어! 우리 순진한 찬이까지 망치긴 싫으니까 둘이 당장 시골로 내려가!”
하선빈이 어깨를 들썩이며 심하게 흐느꼈다.
“아버님! 어떻게 이러실수 있으세요! 저 명훈 씨 부인이에요, 이 집 아들 며느리라고요! 그런 절 시골로 보내시다뇨! 남들이 알면 뭐라고 하겠어요......”
어르신은 이미 마음의 결정을 내렸는지 끄떡하지도 않았다.
할머니 역시 이 결정에 동의하는 눈치다. 현월이는 벌써 물들을대로 물들었으니 백지장같이 하얀 착한 찬이는 절대 물들게 해선 안 되지!
소용 없다는걸 눈치챈 하선빈이 이번엔 무릎을 꿇고 강명훈에게로 다가가 애원했다.
“명훈 씨, 우리 대신 말 좀 해줘! 그렇게 가만히 우리 쫓겨나는거 보고만 있을거야!”
강명훈은 무뚝뚝한 표정으로 쌀쌀맞게 말했다.
“두 사람이 저지른 짓은 인정하나?”
그 말에 눈물을 멈춘 하선빈이 불안한 듯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
“명훈 씨, 우리 진짜 아무 것도 안 했어! 왜 당신마저 우릴 안 믿어주는 거야?”
“아무 짓도 안 했다?”
강명훈이 날카로운 두 눈을 번쩍 들어올렸다.
“당신이 당신 딸 시켜서 그 모녀 데리고 오게 해놓고 고연화 끌어내리라고 한거 아니야?”
“맞아, 그 모녀는 현월이가 찾아온 거야......근데 현월이도 두 사람 하소연 듣고 못 들은척 할 수가 없어서 도와주려고 그런 거지! 게다가 오늘 시험 결과도 불공평해, 고연화가 손 써서 출제자 미리 매수했을지도 모른다고......”
강명훈의 눈가가 아니꼬움과 기막힘으로 가득 찼다.
“그 분은 아버지 오랜 벗이셔. 지금은 교수님 급이신 분이고 아버지 부탁이니까 들어주신 거야. 그런 분이 뭐가 모자라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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