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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9장

“고연화.” “엥?” 남자가 갑자기 고연화의 턱을 들어올리곤 냅다 입을 맞췄다. “웁......” 눈을 동그랗게 뜬 고연화는 아직도 허태윤의 습격이 익숙치가 않은지 두 손으로 가슴팍을 밀어내려다 결국엔 발버둥을 멈췄다. 그렇게나 얼마나 지났을까. 그제야 남자가 만족한 듯 고연화를 놔줬다. 잠시 숨을 고른 허태윤이 고연화를 지그시 쳐다보며 말했다. “자기야, 앞으로 얼마동안은 일 때문에 해외 출장 잦으니까 매일마다 집엔 못 가겠어.” 고연화가 눈썹을 치켜들었다. “해외 업무 때문에요?” “응, 근데 최대한 시간 될땐 곁에 있어줄게.” 골똘히 생각하던 고연화가 물었다. “아저씨, 그럼 나도 같이 가면 안 돼요?” 그 말에 허태윤이 눈웃음을 지으며 싱긋 웃어보였다. “아주 껌딱지가 따로 없네?” “어차피 할 일도 없는데 여행갔다 생각하면 되죠!” 남자는 그저 웃기만 하더니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착하지? 집에서 편안히 있어, 아저씨가 시간 날 때마다 보러 올거니까.” 멈칫하던 고연화가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아.” 따라오지는 말라? 짐 돼서 부담스러우니까? 참 나! 20여분 뒤, 차는 별장에 세워졌고 허태윤이 다시 고연화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먼저 들어가서 밥 챙겨 먹어. 난 회사 갔다가 저녁에 다시 올게.” 아직 안정기에 들어서지 못한 주가로 아저씨가 처리해야 할 일이 많긴 했다. 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고연화는 차에서 내려 손을 흔들어 남자를 배웅해 주곤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고연화가 안으로 들어가는것까지 확인한 뒤에야 허태윤이 출발하라며 턱을 까딱거렸다. 막 도어락을 누르려고 하던 찰나, 고연화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발신번호 표시제한? 전화를 받으니 씩씩대는 웬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연화!” “누구세요?” “뒤로 세발 물러나면 나 보일거예요!” 고개를 돌려 길 양 쪽을 살펴봤지만 사람 그림자라곤 보이지도 않았다. “미안한데 그런 식상한 게임할 시간 없어요 나.” 고연화가 전화를 끊으려 하자 상대가 다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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