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3화 일부러 그런 거야
박준혁과 유채은은 요즘 인터넷에서 자주 오르내리는 화제의 인물이었다. 게다가 태안 그룹은 이 브랜드의 큰 고객이었다.
이정은 곧장 휴대전화를 집어 던지듯 내려놓고, 얼굴에 아부가 가득한 미소를 걸었다. 그러고는 빠른 걸음으로 달려가 맞이했다.
“박준혁 씨, 유채은 씨, 어서 오세요!”
유채은은 정교한 가발을 쓰고 있었다. 얼굴빛은 아직 창백했지만 화장을 해놓으니 겉으로 보기에는 그럭저럭 괜찮아 보였다. 이정이 한껏 치켜세우자 유채은은 곧장 얌전한 척하면서도 은근히 우쭐한 미소를 지었다.
박준혁은 그저 무심하게 고개만 끄덕였을 뿐이었다. 미간에는 짜증이 비치듯 얇은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유채은은 매장 안을 한 바퀴 훑어보더니, 이내 시선이 한곳에 딱 멈췄다. 신해정이 아까 눈길을 줬던 그 머메이드라인의 웨딩드레스였다.
유채은의 눈빛이 순식간에 반짝였다. 감탄과 욕심이 동시에 번쩍 튀어 올랐다.
유채은은 아직 신해정도 이곳에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저거 입어볼래요.”
유채은이 손을 들어 그 드레스를 가리키자 이정은 더 환하게 웃었다.
“유채은 씨는 정말 눈이 좋으세요! 저 드레스는 유채은 씨 분위기랑 너무 잘 어울려요. 제가 바로 내려드릴게요.”
한편, 탈의실 안.
신해정은 가장 단정한 새틴 웨딩드레스를 막 몸에 걸쳐 입은 참이었다.
부드럽고 편안한 소재에, 재단은 매끈하고 시원하게 떨어졌다. 군더더기 장식은 거의 없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신해정의 실루엣이 더 또렷하게 살아났다.
신해정은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며 속으로 되뇌었다.
‘이건 어디까지나 연극이야. 할머니를 달래기 위한 가짜 결혼일 뿐이야. 웨딩드레스가 아무리 예뻐도 결국은 소품이야.’
신해정은 숨을 깊게 들이쉬고, 등에 달린 지퍼를 올리려고 손을 뻗었다.
손끝에 차가운 금속이 닿았지만, 지퍼는 끝까지 올라가지 않았다.
허리쯤에서 딱 걸린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신해정은 몇 번 더 시도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잠시 망설이던 신해정은 결국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이정 씨, 밖에 있어요?”
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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