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 소개팅으로 만난 남편
박준혁과 유채은이 SNS를 보고 얼굴이 시퍼렇게 질릴 즈음, 신해정의 움직임은 그들보다 훨씬 빨랐다.
그녀는 이미 이삿짐센터와 연락을 마쳐 많지 않은 짐을 정리한 뒤 깔끔하게 신씨 가문의 본가를 떠났다.
차는 곧 고급 아파트 단지의 지하 주차장에 멈춰 섰다. 이곳은 땅 한 평이 금값인 도심 한가운데였다. 주변에 세워진 차량들 역시 하나같이 값비싼 외제 차들이었다.
신해정의 마음속에 자연스레 호기심이 피어올랐다. 배정빈은 도대체 어느 회사에 입사했길래, 복지 조건이 이렇게까지 좋은 걸까. 직원 숙소마저 이 정도로 통 크게 마련해 주다니.
“아가씨, 죄송합니다.”
이삿짐 기사 한 명이 이마의 땀을 훔치며 난처하게 입을 열었다.
“지하 주차장이 너무 넓어서요. 미로 같네요. 몇 바퀴를 돌아도 아가씨가 말씀하신 3동이 도무지 안 보여요.”
신해정 역시 이곳은 처음이라 주변 환경이 전혀 익숙하지 않았다.
주위를 둘러봐도 동서남북이 구분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배정빈에게 도움을 청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정빈 씨, 죄송한데요. 이삿짐센터랑 같이 왔는데 지하 주차장에서 길을 잃었어요. 3동을 찾지 못 하겠어요.]
메시지를 보낸 지 1분도 채 되지 않아 휴대폰 화면이 곧바로 밝아졌다. 배정빈에게서 영상 통화가 걸려 온 것이었다.
신해정은 뜻밖이라 잠시 놀랐지만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
화면 너머로 남자의 잘생긴 얼굴이 또렷하게 들어왔다. 그는 회의 중인 듯 보였다.
배경은 미니멀하면서도 고급스러운 회의실이었고, 그의 뒤에는 정장을 차려입은 남자들이 줄지어 앉아 있었다.
신해정은 잠시 멈칫했다. 이렇게까지 하면 그의 업무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혹시 상사가 보게 되면 인상이 나빠질지도 몰랐다.
그녀는 방해가 될까 봐 목소리를 낮췄다.
“정빈 씨, 지금 바쁘신 거 아니에요? 그러면 나중에 다시...”
“괜찮아요.”
배정빈이 그녀의 말을 끊었다.
그는 휴대폰 카메라를 자신 쪽으로 돌린 뒤, 화면 속 그녀를 보며 차분하게 길을 안내했다.
“지금 계신 위치에서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