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전각 안은 다시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만큼 고요해졌다.
소지헌은 천천히 침대 곁에 다시 앉아 그 차가운 손을 잡아 이마에 맞댔다.
“하연아...”
그가 낮게 불렀는데 그 목소리에는 고통과 방황이 가득했다.
“과인에게 말해 다오. 과인이 정말 잘못한 게 맞는지...”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차가운 바람만이 웅얼거리는 듯한 소리를 냈다.
사흘이 흘렀다. 조하연의 시신은 요화전 내전의 침대 위에 고요히 누워 있었다.
이덕수가 전각 앞에 서서 이를 악물고는 허리를 굽혀 안으로 들어섰다.
“전하...”
그의 목소리는 잠겨있었고 조심스러운 기색이 담겨 있었다.
“마마께서 돌아가신 지도 이미 사흘이 지났사옵니다. 날씨가 춥기는 하지만 시신은... 결국 오래 모실 수 없사옵니다. 전하께서... 예조에서 준비하게 하여 마마께서 편히 잠드실 수 있도록 하시는 것이 어떠하시옵니까? 마마께서는 생전에 가장 체면과 체통을 중히 여기셨으니 원치 않으실...”
“하연이는 죽지 않았다. 단지 잠든 것뿐이니라. 너희들은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냐?”
그가 고함을 질렀다. 며칠 밤낮을 제대로 쉬지 못해 목소리가 쉬어 갈라졌다.
“무덤에 들어가야 한다니? 아직 죽지 않았다고 하지 않았느냐? 모두 물러가라. 썩 꺼지라고.”
이덕수는 무서워 털썩 주저앉아 연거푸 머리를 조아렸다.
“전하 진정하시옵소서. 소인이 실언하였나이다. 소인이 죽어 마땅하옵니다.”
“물러가라.”
이덕수는 벌벌 떨며 물러났고 등에는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그는 전각 밖에 서서 굳게 닫힌 문을 보며 불안에 떨었다. 전하의 모습은... 영락없이 미친 것 같았다.
어떻게 전해졌는지 모르지만 소문은 조정 안팎으로 퍼져나갔고 사람들은 속삭이며 이야기했다.
“전하께서 숙빈의 시신만을 지키며 사흘이나 조회에 나가지 않으셨다고...”
“조회는커녕 거의 미치셨다고 하셨소. 아무도 가까이 못 가게 하고 장례 얘기도 못 하게 하면서 숙빈이 죽지 않았다고 하시니.”
“아이고, 자고로 여인이 화근이라고 했는데... 살았을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