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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강남, 청수마을. 봄볕이 한창이고 버들개지가 흩날리고 있었다. 골목 어귀에는 크지 않은 서화점 하나가 자리 잡고 있었다. 간판에는 ‘서향각’이라 적혀 있었고 외관은 소박했으나 안쪽은 정갈하고 운치 있게 꾸며져 있었다. 그 안에서, 연한 치마저고리에 머리는 나무 비녀 하나로 단정히 틀어 올린 여인이 고개를 숙인 채 펼쳐진 책장을 가리키며 무릎 옆에 바짝 붙어 앉은 아이에게 조곤조곤 말을 건네고 있었다. 아이의 나이는 두세 살쯤 되어 보였다. 양 갈래로 묶은 머리에 통통한 볼, 아이는 동그란 눈을 반짝이며 여인의 손끝을 따라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봄날의 포근한 잠에...” 여인의 눈매가 한없이 부드러워졌다. 그녀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아이의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었다. “우리 딸, 정말 똑똑하구나.” 그때, 뒤쪽 문에 드리워진 천이 들리며 청색 옷을 입은 한 사내가 걸어 나왔다. 수려하고 단정한 인상의 그는 손에 들고 있던 월백색 망토를 자연스럽게 여인의 어깨에 걸쳐 주며 온화하게 말했다. “아직 봄바람이 차가운데 몸조심해야지. 며칠 전엔 기침도 했잖소.” 조하연은 고개를 돌려 그를 보며 웃었다. 그 웃음에는 신뢰가 가득 담겨 있었다. “알았어요. 정말 잔소리 많다니까요.” 심정우도 따라 웃었다. 시선은 여인의 얼굴에 머물러 있었고 그 안에는 숨길 수 없는 다정함이 가득했다. 그는 몸을 낮춰 아이를 안아 올리며 부드럽게 턱으로 아이의 머리를 비볐다. “어머니가 글 읽는 데 방해되진 않았느냐?” 아이는 까르르 웃으며 그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아니에요! 저 엄청 얌전히 있었어요!” 그야말로 화목하고 따뜻한 풍경이었다. 거리 맞은편, 오래된 버드나무 아래. 소지헌은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얼마나 오래 지켜보고 있었을까. 겉모습은 평범한 비단옷 차림의 부잣집 도련님이었지만, 전신에서 풍기는 냉랭한 기운은 이 온화한 마을과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서화점 안, 눈이 부시도록 화목한 그 장면에 꽂혀 있었다. 옆으로 늘어뜨린 손이 서서히 움켜쥐어졌고, 손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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