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
내 시선은 서영훈을 스치듯 지나갔다. 쓸데없는 감정조차도 없었기에 그저 힐끗 스칠 뿐 멈추지도 않았다.
서영훈은 이미 나와 관계가 없는 낯선 사람이 되었다.
덤덤한 얼굴로 몸을 돌려 주시원과 마주한 뒤 주례의 다음 지시를 기다렸다.
“온유진!”
뒤에서 허스키한 목소리로 절규하는 듯한 외침이 들려왔다. 외침에 절망이 가득 담긴 듯 살짝 떨리기까지 했다.
조용한 교회당에 크게 울려 퍼지는 목소리는 유난히 귀에 거슬렸다.
나는 등이 살짝 굳어졌지만 고개는 돌리지 않았다.
서영훈은 주위 모든 하객들이 당혹스러운 시선으로 보는 것도 무시했고 경계 태세를 갖춘 경호원들도 눈여겨볼 겨를이 없었다.
뜨겁고 미치광이 같은 시선이 두 줄기의 레이저처럼 내 등 뒤에 박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올 때마다 무거운 압박감을 풍겼다. 심지어 서영훈의 거친 숨소리까지 들리는 것 같았다.
“유진아...”
간청하는 듯한 서영훈의 목소리가 점점 더 가까워졌다.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제발, 한 번만 기회를 줘.”
손을 뻗어 나를 잡으려 했지만 내 웨딩드레스에 닿기 직전 주시원에게 막혔다.
평소 심드렁한 미소를 거둔 주시원은 얼굴이 그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그러더니 약간 차가운 내 손을 살짝 잡고는 반걸음 앞으로 내디디며 나와 서영훈 사이를 완전히 가로막았다.
당당하고 꼿꼿한 자세는 넘을 수 없는 산맥처럼 우뚝 서 있어 서영훈이 접근하려는 시도조차 못 하게 했다.
“서영훈 씨.”
평온한 주시원의 목소리에는 감정이 하나도 없었지만 단호한 힘이 스며들어 있었다.
“여기서는 서영훈 씨를 환영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이만 나가 주시죠. 내 신부 심기 건드리지 마시고요.”
주시원의 어깨 너머로 나를 응시하는 서영훈은 당장이라도 삼켜버릴 듯한 절망적인 눈빛으로 나를 노려봤다.
“유진아, 나 좀 봐줘! 정말 이 사람에게 시집갈 거야? 이 남자는 네 신랑감이 아니야! 우리 서로 사랑했잖아...”
나는 끝내 천천히 손을 들어 머리 위의 흰색 면사포를 걷어 올렸다.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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