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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결혼식에 소란이 있은 탓에 나와 주시원은 신혼여행을 가지 않았다. 우리의 신혼 생활은 햇살 가득한 재활실에서 시작되었다. 최상위 의료진은 손상된 나의 손가락 신경과 약물로 망가진 몸을 위한, 길고도 섬세한 치료 계획을 세웠다. 주 3회의 침술, 은침이 혈 자리에 들어갈 때마다 느껴지는 그 익숙하면서도 두려운 쑤시고 저리고 아픈 감각은 요양원에서의 전기 충격을 떠올리게 했다. 한 번은 치료가 끝난 후 오른손이 갑자기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경련이 일어났다. 다섯 손가락이 오그라들며 심하게 떨리는 모습은 마치 죽어가는 나비 같았다. 입술을 꽉 깨물며 아무 소리도 내지 않으려 하자 곁에 있던 주시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손을 뻗어 따뜻한 손바닥으로 내 차가운 손을 조심스럽게 감쌌다. 경련을 일으키는 내 손가락을 펴려 하지도 않았고 그 어떤 위로의 말도 하지 않은 채 떨림이 서서히 가라앉을 때까지 그저 조용히 잡고 있기만 했다. “악몽은 가끔 아직도 꿔.” 어느 깊은 밤, 침대 위에서 눈을 뜬 나는 온몸에 땀을 흘리고 있었다. 주시원이 때마침 물을 들고 들어와 잔을 건네며 내 곁에 앉았다. 그러고는 평범한 대화를 하듯 아주 덤덤한 어조로 물었다. “그 흰 방?” 내가 고개를 끄덕인 뒤 물을 마시자 주시원도 더는 묻지 않고 주제를 바꿨다. “아버님이 그러는데 유럽 지사 쪽 인수합병 건으로 문제가 좀 생겼는데 네 의견 좀 물어보고 싶다고 하셨어.” 주시원은 항상 이랬다. 내 상처를 깊이 캐묻지 않으면서도 더 효과적인 방식으로 나를 깊은 수렁에서 끌어내 과거 말고도 현실에 집중할 수 있는 다른 것이 있다는 걸 일깨워 주었다. 내가 침묵하는 것들을 기꺼이 존중해 주었고 나만의 치유할 시간과 공간도 주었다. 이 섬 위의 별장은 신혼집이라기보다는 거대한 작업실에 더 가까웠다. 주시원은 나를 위해 최상위 녹음실을 마련해주었고 안에는 다양한 작곡 장비들이 가득했다. 내게 익숙한 것도 있었고 모르는 장비들도 가득했다. 그러면서 카드를 건네며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네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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