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제3화

몇 명의 경호원이 무표정한 얼굴로 걸어오자 나는 손에 닿은 크리스털 장식품을 집어 들어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감히 건드리기만 해봐!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서영훈, 잘 들어. 오늘 나는 반드시 여기를 떠날 거야! 네가 쓴 시나리오에 협조해 주길 바라지 마. 절대 그럴 일 없으니까. 꿈 깨!” 그나마 따뜻한 모습을 보여 주려던 서영훈도 완전히 연기를 포기한 듯했다. “온유진, 내가 그동안 너무 오냐오냐했지?” 그러고는 경호원에게 지시했다. “지하실로 끌고 가!” 서영훈의 명령과 함께 나는 경호원의 손에 끌려 지하실로 들어갔다. 쇠사슬이 손목에 거칠게 채워졌을 때 거친 금속 가장자리에 피부가 벗겨져 따갑고 아팠다. 갑작스러운 모욕과 고통에 온몸이 떨려 고개를 들어 문 앞에 서 있는 남자를 응시하며 말했다. “서영훈! 네가 뭔데 날 가둬?!” 천천히 다가온 서영훈은 쪼그려 앉더니 손을 뻗어 차 사고 때 다친 내 오른쪽 어깨를 꾹 누르며 말했다. “난 서영훈이니까. 그리고 여기는 서영훈의 땅 서울이니까.” 갑작스럽게 밀려온 고통에 숨을 헐떡인 나는 눈물이 억제할 수 없이 솟구쳤다. “잘 들어!” 서영훈은 사나운 눈빛으로 한 마디 한 마디 내뱉었다. “결혼식 전까지 여기서 조용히 있어. 다시 문제를 일으키면...” 잠시 말을 멈추더니 엄지손가락으로 내가 깨물어 피가 난 입술을 닦으며 말했다. “내가 옛날 정까지 모른 척하면 그때 가서 후회하지 말고.” 두꺼운 철문이 천천히 닫히며 방 안의 한 줄기 빛도 완전히 사라졌다. 어둠 속, 문밖에서 강다빈의 애교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영훈 씨, 온유진 가둔 거야? 그런데... 결혼식은 어쩌지? 온유진이 이런 상태로 절대 순순히 협조하지 않을 것 같은데.” “다 방법이 있어.” 서영훈은 목소리가 한층 부드러워졌다. “순순히 따르게 할 테니 너는 걱정 마.” 차가운 바닥에 웅크린 나는 그들이 문밖에서 어떻게 나를 복종시켜 그 터무니없는 결혼식을 진행할지 의논하는 소리를 들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무거운 자물쇠가 돌아가는 소리가 나더니 눈 부신 빛이 방 안으로 밀려 들어왔다. 한 걸음 한 걸음 나를 향해 걸어온 강다빈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내 발에 채워진 사슬을 살펴보더니 경멸 가득한 어조로 말했다. “온유진, 그거 알아? 그때 납치당했을 때 네 얼굴에 상처를 내서 다시는 피아노를 못 치게 하려고 했어. 그런데 그 사람들이 멍청해서... 나와 영훈 씨 말 순순히 따르는 게 좋을 거야. 그래야 미션이 끝난 후 무사히 서울에서 내보내 줄지 말지 고민이라도 하지... 이 말 하려고 왔어. 그럼 잘 있어.” 말을 마친 뒤 입꼬리를 올리며 떠나는 강다빈의 모습에 나는 발에 쇠사슬이 채워져 있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그녀에게 달려가려 했다. 당장 가서 강다빈의 얼굴을 찢어버리고 싶었다. 소리를 듣고 달려온 경호원은 거칠게 나를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몸부림치는 동안 복부 아래쪽에서 쥐어짜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이 온몸 구석까지 퍼져 순간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하마터면 기절할 뻔했다. 서영훈이 걸어와 내 머리카락을 움켜잡으며 나를 바닥에서 들어 올렸다. “온유진, 죽고 싶어 환장했어?” 동작을 멈칫하더니 눈살을 찌푸리며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서영훈의 시선에 따라 고개를 숙인 나는 바지 한쪽에 피가 스며 나온 것을 발견했다. 순간 시간이 멈춘 듯했다. “너... 임신했어?” 내 배를 힐끗 본 서영훈은 눈빛에 일말의 기쁨도 없었다. 심한 통증에 눈앞이 캄캄해진 나는 결국 바닥에 쓰러졌다. 의식이 흐려지기 직전 서영훈이 냉혹한 어조로 달려온 경호원에게 지시하는 것을 들었다. “병원으로 데려가! 소식이 외부에 새어나가지 않도록 조심하고. 특히 다빈이에게는 한마디도 하지 마.” 그 후 나는 완전히 의식을 잃었다. 다시 깨어났을 때 하얀 천장을 보고 병원임을 직감한 뒤 무의식적으로 배 아래 쪽을 만져보았다.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을 느끼자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고개를 돌린 순간 침대 머리맡에 있는 투명한 유리병을 보았다. 병 안에는 피투성이인 작은 덩어리가 담겨 있었다. 그 용기를 뚫어지게 바라보던 나는 어느새 눈물이 앞을 가려 시야가 흐려졌다. 목구멍은 뭔가 돌에 꽉 막힌 듯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무거운 마음에 속은 계속 울렁거리기만 했다. 그것은 나와 서영훈의 아이였다. 비록 아빠 서영훈이라는 사람이 완전한 사기꾼일지라도, 아이의 존재 자체가 어쩌면 실수일지라도... 이 순간 심장이 찢어질 듯한 고통은 쓰나미처럼 내 온몸을 휩쓸었다. 침대맡에 서서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서영훈의 모습에 나는 눈이 붉게 충혈된 채 그를 노려보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 “서영훈, 네가 그러고도 사람이야? 이 아이는 네 핏줄이라고!” 그러자 서영훈은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처음부터 이 세상에 존재해서 안 되는 아이야! 다빈이 눈에 거슬릴 뿐이니까. 결혼식은 7일 후, 예정대로 진행할 거니 알아 둬.” 말을 마친 서영훈은 더 이상 머물지도 않고 성큼성큼 병실을 나갔다. 문이 닫히는 순간 나는 모든 온몸의 힘이 빠져나간 듯했다. 이불을 꽉 깨물며 마음 깊숙한 곳에서 솟구쳐 나오는 억울함을 참아냈다. 목에서 피비린내가 나는 것 같았고 절망감에 빠져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몰랐다. 얼마나 지났을까, 문밖에서 가벼운 발소리와 낮은 목소리로 대화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정말 불쌍해요. 나도 들은 건데 이쪽으로 올 때 피를 많이 흘렸대요. 아이도 잃었다고 해요.” “쉿, 소리 좀 낮춰요. 그거 못 들었어요? 서 대표 진짜 약혼녀도 임신했다잖아요. 맨 위층 VIP 병실에 있대요.” “서 대표가 원래 아이를 남기려 했지만 강다빈이 다른 여자가 서 대표 아이를 가진 걸 보고 싶지 않다고 해서 그냥...”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