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화
너무도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양혜린은 미처 반응할 틈도 없었다.
바로 그 일촉즉발의 순간 한 그림자가 놀라운 속도로 옆에서 튀어나와 망설임도 없이 양혜린의 앞을 가로막았다.
푸욱!
날카로운 칼날이 살을 파고드는 둔탁하고 끔찍한 소리가 공간에 울려 퍼졌다.
주태준은 어느새 나타나 자신의 등을 내주며 그 치명적인 공격을 양혜린 대신 막아냈다.
서늘한 빛을 내던 칼날은 주태준의 몸 깊숙이 박혔고 피가 순식간에 솟구쳐 회색 외투를 붉게 물들였다.
그는 나직하게 신음하며 안색이 종잇장처럼 새하얘졌지만 끝까지 강가영의 손목을 놓지 않은 채 마지막까지 힘을 쥐어짜 그녀를 제압했고 경비가 소리를 듣고 달려올 때까지 버텼다.
“주태준!”
양혜린은 천천히 쓰러지는 주태준을 보며 본능적으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심장이 무언가에 단숨에 움켜쥔 듯 숨쉬기 힘들었다. 아무리 미움과 원망이 쌓여 있었다고 해도 눈앞에서 한 사람이 자신을 대신해 칼을 맞고 쓰러지는 장면은 그녀의 온몸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수술실 앞 붉은 불빛이 눈부시게 켜졌다. 주태준은 수술실로 들어가기 직전에 이미 의식이 흐릿했지만 억지로 눈을 떠 사람들 속에서 안색이 창백해진 양혜린을 찾아냈다.
그는 힘겹게 손을 들어 차가운 손가락으로 그녀의 손끝을 살짝 건드렸고 숨결은 바람 앞의 촛불처럼 희미했다.
“혜린아...날... 용서하지는 마...”
주태준의 눈에는 전에 없던 확고한 빛과 어떤 불순물도 섞이지 않은 깊은 후회가 담겨 있었다.
“꼭... 행복하게... 잘... 살아...”
그는 아주 힘들어 보였지만 어딘가 해방된 듯한 힘없는 미소를 지었고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이건... 전부... 내가... 자초한 거야...”
그 말을 끝으로 그의 손은 힘없이 떨어졌고 완전히 의식을 잃어버렸다.
이번에는 그가 계산한 것도 아니고 연기하는 것도 아니었다.
죽음의 문턱에서 터져 나온 건 가장 본능적인 행동과 가장 분명한 후회뿐이었다.
양혜린은 수술실 문 앞에 서서 굳게 닫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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