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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세월은 강물처럼 잔잔하게 흘러가고 시간은 막 쏘아버린 화살처럼 지나갔다. 몇 년이라는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흘러버렸다. 양혜린이라는 이름은 더 이상 ‘주태준의 아내'라는 수식어가 아닌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하나의 전설이 되어 있었다. 그녀는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갖춘 연이은 작품들로 국내외 중요한 시상식을 휩쓸며 명실상부한 연기파 여왕의 자리를 굳혔다. 과거의 풋풋함과 의존은 사라지고 독립적이고 자신감이 넘치며 눈부시게 빛나는 매력적인 여자로 되었다. 그녀의 눈빛에는 더 이상 억눌린 슬픔도, 격렬한 증오도 없었고 수많은 풍파를 지나온 사람만이 지닌 담담함과 느긋함만이 남아 있었다. 임윤우는 언제가 양혜린이 가장 신뢰하는 친구이자 동료로 곁을 지켰고 두 사람은 완벽한 호흡을 보였지만 끝내 결혼이라는 선을 넘지는 않았다. 세간의 추측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양혜린은 한 번도 그와의 사이를 해명하지 않았고 오직 자신의 삶과 작품 활동에만 집중했다. 한편 주태준은 마치 세상에서 증발한 것처럼 서울의 화려한 재계와 사교계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그는 남아 있던 모든 자산을 전문 기관에 맡겨 어머니의 생활과 기부 활동에 쓰게 하고 자신은 홀로 유럽으로 떠났다. 사람들은 주태준이 정확히 어디로 갔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다만 스위스의 조용한 소도시나 프랑스 남부의 외딴 시골 마을에서 동양 남자를 보았다는 소문만이 간간이 들려올 뿐이었다. 목격자의 말에 따르면 그는 늘 혼자였고 낡은 코트를 걸친 채 몹시 수척해진 모습으로 멍하니 먼 곳을 바라보거나 공원 벤치에 하루 종일 움직이지 않고 앉아 있어 마치 넋이 빠져나간 조각상 같다고 했다. 베네치아는 물의 도시답게 낭만과 화려한 빛이 교차하는 곳이었다. 이곳에서는 해마다 세계적인 영화제가 열렸고 별처럼 빛나는 스타들이 모였다. 올해도 양혜린은 여성의 각성과 독립을 다룬 예술 작품으로 다시 한번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시상식이 열린 그 밤, 이 화려한 도시는 마치 그녀를 위해 들끓는 듯했다. 영화제 밖 광장에서는 대형 야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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