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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양혜린은 그를 힐끗 보더니 감속은커녕 액셀을 끝까지 밟아 차 속도를 다시 끌어 올렸다. 끌려가던 강가영의 비명은 더욱 처절해졌다. 그녀는 온 힘을 다해 울부짖었다. “태준 씨! 살려줘요! 제발 살려줘요! 나 죽을 것 같아요!” 주태준은 차 뒤에서 거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된 그 모습을 보고 눈빛을 굳혔다. 그리고 핸들을 세게 틀었다. 쾅!!! 엄청난 굉음이 울렸다. 검은 벤틀리는 망설임도 없이 양혜린의 스포츠카 옆면을 향해 그대로 들이받았다. 엄청난 충격에 스포츠카는 순식간에 통제력을 잃었다. 타이어가 땅을 긁는 날카로운 소리가 울렸고 차는 몇 바퀴를 미친 듯이 회전하다가 결국 옆으로 전복돼 도로 가장자리의 가드레일에 부딪혀서야 멈췄다. 에어백이 즉시 터졌고 양혜린은 충격에 어지러움을 느꼈다. 이마 한쪽에서 따뜻한 액체가 흘러내렸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역시 심하게 파손된 벤틀리를 바라봤다. 강가영을 구하기 위해 그는 이런 자살행위나 다름없는 방법으로 그녀를 들이받을 줄은 몰랐다. 자신의 안전도, 그녀의 목숨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말이다. 주태준은 급히 차에서 내렸다. 걸음이 약간 휘청거렸지만 양혜린 쪽은 보지도 않은 채 곧장 차 뒤로 달려가 몸에 지니고 있던 단검으로 밧줄을 끊었다. 그리고 이미 기절해 있던 강가영을 조심스럽게 안아 올려 품에 꼭 끌어안았다. “가영아! 가영아! 괜찮아, 내가 여기 있어. 이제 괜찮아...” 강가영은 힘겹게 눈을 떴고 그가 보이자 눈물이 더 쏟아졌다. 떨리는 손으로 전복된 스포츠카를 가리켰다. “태준 씨... 사모님 좀 봐줘요... 차에서 기름이 새는 것 같아요... 폭발하지 않을까 걱정돼요...” 주태준은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그녀를 안고 몸을 돌려 자신의 차로 향했다. 그의 얼음처럼 차가운 목소리가 부서진 창문을 통해 겨우 기어 나온 양혜린의 귀에 또렷이 들려왔다. “저 여자는 신경 쓸 필요 없어. 그런 악독한 짓을 할 용기가 있었다면 그에 따른 대가를 치러야지.” 그는 말을 마치고 강가영을 안은 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벤틀리에 올라타 빠르게 현장을 떠났다. 양혜린은 몸의 절반이 찌그러진 차 문에 끼인 채 그의 냉정한 뒷모습과 잔인한 말을 바라보며 심장이 순식간에 짓눌려 부서지는 듯했다. 기름이 새는 자극적인 냄새가 퍼졌다. 그녀는 마지막 남은 힘을 끌어모아 차에서 몸을 떼어내듯 빠져나와 비틀거리다 바닥에 쓰러졌다. 그녀가 빠져나온 바로 그다음 순간... 콰아앙!!! 귀를 찢는 듯한 폭발음이 울렸고 뜨거운 화염의 파도가 뒤에서 몰아치며 그녀를 거세게 날려버렸다. 타들어 가는 통증과 엄청난 충격 속에서 그녀는 눈앞이 까매지며 완전히 의식을 잃었다. ... 다시 눈을 떴을 때 역시 병원이었다. 이번에는 주태준이 그녀의 병상 옆에 앉아 있었다. 그는 복잡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양혜린이 읽어낼 수 없는 감정이 스쳐 갔다. 잠시 침묵한 뒤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깼어?” 양혜린은 갈라진 입술을 움직여 보았지만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의사가 그러더라...” 주태준은 잠시 말을 멈췄다. 차마 쉽게 꺼내지 못하는 듯했다. “아이... 없어졌다고.” ‘아이?’ 양혜린은 눈을 크게 뜨고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를 바라봤다. ‘내가... 임신을 했었다고?’ ‘난 내 아이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었는데... 그 폭발 속에서 아무 소리 없이 사라져버렸다고...?’ 심장을 찢어내는 고통이 순식간에 그녀를 덮쳤다. 상어에게 물렸을 때보다 폭발에 화상을 입었을 때보다 수백 배는 더 아팠다. 그것은 모성 본능과 혈연에서 비롯된 심장을 도려내는 고통이었다. 눈물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며 거침없이 쏟아졌다. 주태준은 순식간에 창백해진 그녀의 얼굴과 쏟아지는 눈물을 보고 시선을 돌렸다. “나를 원망하지 마... 나도 이렇게 하고 싶진 않았어. 하지만... 분명 네가 먼저 가영이를 다치게 했고 이제 너도 벌을 받았잖아... 우리, 이걸로 퉁치자.” 주태준은 손을 뻗어 그녀의 눈물을 닦으려 했지만 그녀는 고개를 세게 돌려 피했다. 그의 손은 허공에 멈췄다가 잠시 후 내려갔다. 그리고 말을 이었다. “앞으로는... 우리 서로 잘 지내자. 그래도 되지?” “잘 지내?” 양혜린의 목소리는 낡은 풀무처럼 거칠고 쉬어 있었다. 그 속에는 울음과 조롱이 섞여 있었다. “어떻게 잘 지내는데? 네가 여자 한 명씩 데려오는 걸 지켜보면서 내가 현모양처처럼 나서서 뒤처리해 주는 그런 게 잘 지내는 거야?” 주태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짜증스러운 기색을 보였다. “양혜린, 넌 처음부터 내가 이런 사람인 걸 알고 있었잖아.” 그랬다, 그녀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그가 바람둥이라는 것도, 누구에게도 머물지 않는다는 것도. 그럼에도 그녀는 그의 달콤한 말들을 믿었고 자신이야말로 방탕한 남자를 돌려세울 유일한 예외라고 착각했다. 양혜린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고집스럽게 눈물만 흘리며 모든 고통과 절망을 억지로 삼켰다. 주태준은 그녀의 참혹한 모습을 보았다. 울부짖고 싶어도 참아내는 모습을 보며 이유 없이 심장이 살짝 저렸다. 자신조차 인식하지 못한 미세한 감정이 일렁였다. 그러나 그는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자리에서 일어나 병실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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