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잊혀진 선물의 의미
‘내가 괜히 난리를 부리는 사람처럼 말하네? 겨우 몇 마디 솔직한 말을 했을 뿐인데. 결국 나만 잘못한 걸로 만들겠다는 거구나.’
“삼촌, 저 진짜 안 가질래요. 언니랑 저 때문에 싸우지 마세요...”
최유진은 눈물에 젖은 눈으로 돌아서려 했다. 하지만 곽도현이 그녀의 손목을 단번에 붙잡았다.
“약속했으면 당연히 네가 원하는 걸로 사야지.”
그는 고개를 들어 심가희를 바라봤다. 표정도, 말투도 단단하게 굳어 있었다.
“넌 원래 이런 일엔 너그러우니까 유진이랑 다투지 마. 이건 유진이한테 줘. 넌 다시 골라. 값은 내가 낼 테니까.”
그 순간, 심가희는 뼈저리게 깨달았다.
곽도현의 선택은 늘 같았다.
최유진이 원하면 뭐든 내어줬다.
목걸이든, 일이든, 심지어 사람의 마음까지도.
지난번에도 그랬다.
둘이 동시에 수영장에 빠졌을 때, 곽도현은 주저 없이 최유진부터 구했다.
심가희의 속이 뻑뻑하게 메말라갔다.
가슴 어딘가, 숨통이 틀어막힌 것처럼 답답했다.
“내가 너그럽다고 해서 손해 보는 걸 참는 건 아니에요.”
그녀는 고개를 들고 차갑게 말했다.
“이 목걸이, 절대 안 넘겨요.”
그 단호한 표정에 곽도현의 얼굴도 굳어졌다.
“좋아. 후회하지 마.”
심가희는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결국 곽도현은 냉랭하게 최유진을 이끌고 매장을 떠났다.
“가희야, 곽 대표님 방금 그 말... 혹시 너 이 교수님한테 특효약 못 구하게 방해하려는 거 아냐?”
강지윤이 걱정스레 물었다.
심가희의 표정이 금세 굳어졌다.
곽도현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었다. 그는 더 이상 예전 그녀가 알던 곽도현이 아니었다.
언제나 그녀 편이었던 사람이 아니었다.
담당 직원이 조심스럽게 포장된 목걸이를 건넸고 두 사람은 매장을 나섰다.
“만약 그 사람이 정말 그렇게 나오면 어쩔 수 없지. 그래도 언젠가는 그 약이 출시될 테니까. 좀 더 기다렸다가 다른 방법을 찾으면 돼.”
심가희는 담담히 말하며 손에 쥔 목걸이를 근처 쓰레기통에 던져 넣었다.
“야, 너 뭐 하는 거야!”
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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