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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두 사람, 행복하게 잘 살아

심가희는 귀를 쫑긋 세우고 문 밖 소리에 집중했다. “형, 가희랑 내가 밥 한번 대접하려고.” 곽도현의 다정한 목소리가 들렸다. ‘시간 없다 해... 꼭 없다 해라...’ “알겠어.” 차갑고 낮은 목소리가 돌아왔다. 심가희는 그 자리에서 절망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편한 홈웨어 차림의 곽지환과 곽도현이 집 안으로 들어섰다. 아직 가만히 서 있는 심가희를 향해 곽도현이 부드럽게 말했다. “가희야, 형한테 물 한 잔 따라 드려. 난 요리 준비할게.” “제가 도울게요.” 그녀는 말하며 곽도현과 함께 부엌으로 향했다. “괜찮아. 넌 형이랑 얘기 좀 해. 금방 끝낼게.” 결국 심가희는 어쩔 수 없이 티 테이블 앞에 앉지도 못하고 마치 잘못이라도 한 아이처럼 두 손으로 옷자락을 꼬집고 서 있었다. 곽지환은 소파에 앉아 그런 그녀를 잠잠히 바라보다 말했다. “그렇게 서 있으면 더 의심 살 텐데.” 손님이 왔는데 물 한 잔 안 내놓고 얼굴까지 굳혀선 그대로 멈춰 있으니, 누가 봐도 뭔가 있다는 걸 모를 리 없었다. 그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딱 심가희 귀에 닿을 만큼은 분명했다. 그제야 그녀는 허둥지둥 일어나 주방으로 향했다. “커피랑 차, 뭐 드시겠어요?” 곽지환은 무심하게 대답했다. “이 시간에 그런 건 잠 설칠 일이지. 그냥 물로.” “네.” 그녀는 물을 준비해 조심스레 건넸다. 곽지환은 슬쩍 그걸 보더니, 테이블 위엔 어느새 커피 한 잔이 놓여 있었다. 그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심가희는 또 허둥지둥 과일을 가져왔다. 조금 뒤, 테이블 위엔 보기에도 버거울 만큼 과일 접시가 쌓였다. 곽지환이 낮게 말했다. “나 밥 먹으러 온 건데.” ‘그런 마음가짐으로 그날 밤 나에게 그런 질문을 했다고?’ 곽지환은 속으로 웃었다. 금세 식사가 준비됐고 곽도현은 자연스럽게 심가희 옆에 앉았다. “내 요리 좀 맛봐.” 곽도현은 그렇게 말하며 그녀 앞 그릇에 젓가락으로 반찬을 올렸다. 그러다 그녀 뺨에 묻은 걸 보고 손을 뻗어 닦아줬다. “봐, 꼭 고양이 같다니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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