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화 누구랑 같이 있었는지 똑바로 말해
곽명철이 기대에 찬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자 심가희의 표정이 어색해지기 시작했다.
“가희야, 할아버지가 이렇게까지 말씀하시는데 너도 그냥 회사에 남는 게 어때?”
곽도현은 그 틈을 타 심가희와 전에 했던 약속은 깡그리 무시한 채 물었다.
뻔뻔하기 그지없는 그의 모습에 순간 화가 치밀었지만 심가희는 애써 미소를 유지한 채 곽명철을 향해 말했다.
“할아버지, 화나서 회사 그만두겠다고 한 게 아니라 다른 일 해보고 싶어서 그런 거예요. 저 건축 설계 배웠잖아요. 전공 한 번 살려보려고 그런 거니까 마음 안 쓰셔도 돼요.”
“건축 설계사 해보고 싶어?”
심가희를 보며 묻던 곽명철은 무언가 떠오른 듯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게 운명인가, 둘이 닮아도 너무 닮았어.”
“네? 누구랑 닮았다고요?”
곽명철은 심가희의 질문에 고개를 저으며 말을 돌렸다.
“건축 설계사라면 곽성 그룹에서도 할 수 있는 건데 왜 굳이 나가려고 그래?”
곽성 그룹 건축 설계사 자리를 최유진에게 넘겨준 게 곽명철인데, 심가희는 그의 질문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있긴 한데 그거 할아버지가...”
“할아버지, 가희는 비서로서의 자질이 더 훌륭해요. 일 처리도 잘해서 지금까지 문제 일으킨 적도 없었고요. 가희 덕분에 저도 더 편해졌어요. 결혼하고 나서도 가희가 비서 일 맡아주면 곽성 그룹 더 잘 키워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재벌가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건 가정, 특히는 부부 사이의 화목이었다.
부부 사이가 평화롭지 못하면 그게 사업, 크게는 명성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기에 곽명철도 곽도현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다시 자신을 설득하려는 곽명철의 생각을 보아 낸 심가희는 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그의 손을 맞잡으며 간절히 부탁했다.
“건축 설계사가 되는 게 제 꿈이에요 할아버지. 제가 꿈 이룰 수 있게 도와주시면 안 돼요?”
단호하고 강단 있는 그녀의 표정에서 다른 이를 보아낸 곽명철은 홀린 듯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알았어. 가희 너 하고 싶은 거 해.”
심가희는 자신을 자애롭게 바라봐주는 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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