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7화 네 딸은 이제 내 딸이야
결혼 경력이 있다면 임신하고 아이를 낳았다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사실 라이언이 하윤슬과 강태훈 사이의 관계를 알게 된 순간부터 라이언은 이미 모든 걸 확신했다.
그렇게 닮은 부녀를 보고도 눈치채지 못한다면 바보일 것이다.
하윤슬은 다리에 힘이 풀려 쓰러질 것 같았다.
언제든 완벽하게 자신을 감추고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담담하게 넘기고 강한 척할 수도 있지만 아이가 걸려 있으면 하윤슬은 마음이 약해졌다.
강씨 가문 사람들이 절대 그 아이의 존재를 알아채게 놔둘 수 없었다.
“그 얘기를 저한테 해서 얻으려고 하는 게 도대체 뭔가요?”
하윤슬의 눈빛이 순간 날카로워졌고 온몸에 가시라도 돋은 듯 경계심이 팽팽하게 섰다.
그 모습을 본 라이언은 손을 내저으며 하윤슬을 진정시키려고 했다.
“일단 진정하고 제 얘기를 좀 들어봐요. 어제 주시완이랑 꽤 오래 얘기를 했는데 그사이에 주시완이 하윤슬 씨 딸 사진을 보여 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없다고 했죠.”
“라이언 씨, 제 딸 사진을 갖고 있었어요?”
라이언은 어깨를 으쓱였다.
“없어요. 하지만 원하면 찾는 건 어렵지도 않죠. 라몽드 호텔 CCTV만 보면 되잖아요. 근데 전 그렇게 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주시완의 호기심을 돌려놨고 강태훈한테도 하윤슬 씨 아이 얘기를 하지 말라고 부탁했어요.”
라이언은 하윤슬의 불안한 눈빛을 보고 한결 부드러운 목소리로 덧붙였다.
“그러니까 겁먹지 말아요. 전 하윤슬 씨 편이에요.”
하윤슬은 라이언이 거짓말하는 게 아니라는 걸 직감했다.
지금 하는 말이 사실과 어긋난다면 주시완 성격상 진작에 하윤슬을 찾아와 따졌을 터였다.
그러면 강태훈은 지금쯤 우준시에 도착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하지만 하윤슬은 라이언이 단순히 자기를 돕거나 호기심 하나만으로 이런 말을 꺼내는 게 아니라는 걸 눈치챘다.
“그럼 이 얘기를 꺼낸 이유는 제 입으로 확인받고 싶어서예요?”
“비슷해요.”
라이언도 솔직한 생각을 털어놓으며 웃었다.
“사실 이런 사실을 알았을 때 좀 기뻤어요. 하윤슬 씨가 남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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