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8화 너 정말 답 없구나
강태훈은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주시완은 이미 답을 얻었다.
“내가 그럴 줄 알았어! 너희 둘 정말 대단하다! 태훈아, 내 충고를 듣고 하윤슬은 이제 포기해.”
강태훈은 1분 가까이 침묵했다. 주시완이 그가 자신의 말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여길 때쯤, 그가 불쑥 입을 열었다.
“라이언에 대한 자료를 줘.”
“... 너 정말 답 없구나.”
이 말은 강태훈이 이미 오래전에 인정했던 바였다.
그는 정말 답이 없었다.
하윤슬을 포기하겠다느니, 절대 다시는 생각하지 않겠다느니, 새로운 삶을 시작하겠다느니 하는 말들은 모두 자신을 속이는 거짓말이었다.
실제로는 하윤슬이 손짓 한 번만 해도 그는 당장이라도 달려가 죽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불나방이 불 속으로 뛰어들 듯, 이성적으로 무언가를 깊이 생각하는 것 따위는 강태훈에게 사치였다.
...
하윤슬은 자신의 호텔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라이언에게 전화했다.
전화가 연결되기 바쁘게 귀청이 찢어질 듯한 목소리가 휴대폰 너머에서 들려왔다.
“지금 어디예요? 다른 일은 없었어요? 지금 누구랑 같이 있어요?”
하윤슬은 못 말린다는 듯 말했다.
“하나씩 물어봐요, 왜 이렇게 긴장했어요. 저 괜찮아요. 그냥 어제 술에 취했는데 마침 제 친구가 와서 방을 잡아주고 쉬게 해줬어요.”
“친구요? 남자예요, 여자예요?”
라이언의 말투는 마치 자신의 여자 친구를 심문하는 것 같았다.
하윤슬은 여전히 머리가 지끈거려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말했다.
“남자지만 아무 일도 없었으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요. 제가 어젯밤 필름이 끊겨서 떠날 때 해솔 컴퍼니 사람들한테 인사를 했는지 안 했는지 기억이 잘 안 나요. 그 사람들이 화를 낼까요? 이따가 해솔 컴퍼니에 한번 가봐야겠어요!”
하윤슬의 머릿속은 아직 온통 일 걱정뿐이었다.
라이언은 코웃음을 쳤다.
“갈 필요 없어요. 그 사람들이 하윤슬 씨를 잃어버려서 제가 한 상무를 때렸거든요.”
“뭐라고요?”
하윤슬은 순식간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왜 그랬어요, 그럼 저희 앞으로의 협력은 어떡하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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