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8화 일부러 이러는 거지
“아, 오셨군요. 그럼 전 이만 퇴근해 보겠습니다.”
김서원은 갑작스레 나타난 강태훈을 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활짝 웃으며 깍듯이 인사를 건넸다. 그러고는 자리를 뜨기 전 마치 사지로 떠밀리는 동료를 응원하듯 하윤슬에게 가볍게 손까지 흔들어 보이는 여유를 부렸다.
“...”
하윤슬은 그가 자신을 이곳에서 빼내 주길 간절히 바랐다.
대표이사실이 있는 층은 평소 강태훈과 김서원 외에는 발을 들이기 힘든 성역 같은 곳이었다. 강태훈의 허락 없이는 누구도 올라올 수 없었다.
달리 말해 지금 이 순간 하윤슬을 구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뒤로 물러나며 강태훈과의 안전거리를 유지했다.
하윤슬은 그의 곁에 서 있다가 오해받는 것이 죽기보다 싫었다.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다.
지금 이 순간 강태훈을 사랑하는 누군가의 마음을, 그 사람의 상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비록 그 여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지만 같은 여자로서 상상만 해도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다.
‘만약 강태훈과 전처가 단둘이 시간을 보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그 사람은 얼마나 슬퍼할까.’
“왜 피하는 거지?”
“... 안 피했어.”
강태훈은 하윤슬의 고집스러운 대답에 눈썹 하나를 살짝 치켜올렸다.
“들어가서 얘기해.”
그는 긴 다리로 집무실을 향해 걸어갔다. 그러나 뒤에서 따라오는 발소리가 들리지 않자 이내 자리에 멈춰 섰다.
“저기... 할 말 있으면 그냥 여기서 하면 안 돼? 여긴 사람도 없잖아.”
“하윤슬.”
강태훈이 몸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복도 천장의 조명이 그의 얼굴을 비추자 남자의 눈동자가 마치 깊은 은하수를 담은 듯 반짝였다.
하윤슬은 순간 넋을 잃고 압도적인 존재감에 시선을 뺏겼다.
“네 위치를 자각해야지. 아니면 정식으로 하 부장이라고 불러 줘?”
일개 부장이 대표에게 말대답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하윤슬은 그가 하려는 말이 공적인 업무와 관련되어 있음을 깨달았다.
거대한 장벽이 앞을 가로막은 듯한 상황에서 그녀는 강태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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