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0화 유치한 복수
자신이라면 분명 이 천재지변 같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평생 만져보지 못할 막대한 부를 거머쥐었을 터였다.
양지훈이 하윤슬에게 기회를 잡으라며 열을 올린 건 결코 순수한 걱정 때문이 아니었다. 그녀가 강태훈 대표와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 준다면 자신 또한 강우 그룹의 핵심부로 진입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든든한 통로를 얻는 셈이었다.
나중에 줄만 제대로 선다면 단숨에 높은 곳으로 치고 올라가는 출세 가도를 달릴 수도 있지 않겠는가.
지성 투자에 있을 때도 양지훈은 나름 짭짤한 수익을 올리며 승승장구했지만 강우 그룹이라는 거대한 바다에 비하면 지성 투자는 그저 작은 연못 수준에 불과했다.
만약 강태훈이 자신의 능력을 조금이라도 눈여겨봐 주기만 한다면 앞으로 펼쳐질 화려한 인생은 상상만 해도 입꼬리가 절로 경련할 만큼 달콤했다.
“조언은 고맙지만 난 그냥 지금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어요. 대표님 비위 맞추는 건 나랑 안 맞거든요.”
하윤슬의 대답은 가뭄 든 땅처럼 건조했다. 가능하다면 당장이라도 이 숨 막히는 강우 그룹 빌딩을 벗어나고 싶은 심정뿐이었다.
“그럼 윤슬 씨가 나라도 어떻게든 강 대표님 눈에 띄게 해줄 수 없어요?”
양지훈이 마침내 비굴한 본색을 드러냈다.
“걱정 마요! 나만 잘 풀리면 윤슬 씨 은혜는 무덤까지 가져갈 테니까요!”
하윤슬은 속에서 치미는 쓴웃음을 삼키며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나중에 기회 되면 도와줄게요.”
양지훈은 그녀의 미지근한 반응에 더는 재촉하지 않았다. 그저 잘 생각해 보라는 듯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고는 기분 좋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자리를 떴다.
드디어 가장 견디기 힘든 고비를 넘겼다고 생각한 하윤슬은 오후 내내 프로젝트 자료에만 파묻힐 작정이었다. 가능하다면 내일부터 바로 현장 실무를 핑계로 밖으로 돌아 사내에서 강태훈과 마주칠 확률을 완전히 봉쇄하고 싶었다.
하지만 배정받은 사무실 의자에 엉덩이를 붙인 지 채 얼마 되지 않아 김서원이 문을 두드렸다.
“하윤슬 씨. 대표님께서 점심 식사 때 같이 나가자고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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