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5화 가시 돋친 말
강태훈은 짙은 눈썹을 찌푸린 채 몸을 돌려 그녀와 시선을 맞췄다.
좁은 차 안에서 두 사람의 시선이 정면으로 부딪쳤다. 순간적으로 날 선 긴장감이 차 안을 가득 채웠다.
“난 너를 속인 적 없어.”
그의 눈빛은 지나치게 뜨겁고, 또 지나치게 확고했다.
마치 하윤슬을 통째로 집어삼킬 듯한 기세였다.
그제야 하윤슬은 자신의 말을 후회했다.
‘차라리 묻어 두어야 했는데...’
지금의 자신은 감당할 수 없는 깊이의 늪으로 한 발짝 더 들어와 버린 느낌이었다.
하윤슬은 뒤늦게 스스로가 어리석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애써 침착한 척 가볍게 기침하며 시선을 돌렸다.
“강 대표님, 그냥 일 얘기나 하죠.”
“그래. 일 얘기 하지.”
강태훈은 기다렸다는 듯 차갑게 받아쳤다.
“하 부장, 오늘 야근이야.”
“강태훈!”
하윤슬은 끝까지 눌러 두었던 분노가 한꺼번에 치밀어 오르는 걸 느꼈다.
그녀는 결국 이를 꽉 깨문 채 참아 온 감정을 터뜨리고 말았다.
“대체 이제 와서 나와 뭘 어쩌고 싶은 건데? 이혼할 때 날 증오한다고 말한 건 너야. 왜, 이제 와서 후회라도 되나 보지?”
그녀는 숨을 고를 틈도 없이 말을 이어 갔다.
“한번 차인 걸로 모자라? 또 차이고 싶어서 이러는 거냐고!”
그 말이 지나치게 날카로웠던 탓인지, 강태훈의 잘생긴 얼굴이 순간 창백해졌다. 그러나 곧 무너졌던 이성이 서서히 돌아오는 듯 보였다.
사실 그는 이미 평정심을 잃은 상태였다.
최지석에게서 걸려 온 전화 한 통, 그리고 하윤슬이 저녁에 데리러 오라며 다정하게 속삭이던 목소리. 그 장면 하나로 질투가 순식간에 온몸을 휘감았고 남자의 모든 사고를 마비시켜 버렸다.
강태훈은 깊게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몸을 돌려 정면을 바라보며 바르게 앉았다.
방금 전의 균열 따위는 없었다는 듯, 그는 순식간에 하윤슬이 알던 그 강태훈으로 돌아가 있었다. 차갑고 과묵하며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남자.
그는 하윤슬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무거운 침묵 속에서 협력사와 약속된 장소로 차를 몰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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