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6화 그럼 이번만 도와줄게
강태훈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거래 성립됐어.”
이솔이는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올려다봤다.
“그럼 제가 백엔드에 들어가서 데이터 전부 지워버려도 괜찮아요? 그러다 강우 그룹 완전 난리 나도요?”
대표의 백엔드에 접근한다는 건 곧 강우 그룹의 생사권을 쥐는 것과 다름없었다.
중요한 파일과 각종 기밀 자료들이 항목별로 깔끔하게 정리돼 있었으니까.
“응, 지워. 어차피 나중엔 전부 너희 둘 거잖아.”
“네?”
이솔이는 전에 봤던 드라마 장면이 떠오른 듯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나중에 아저씨한테 새 아내랑 아기 생기면 그런 말 안 할걸요?”
강태훈은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이솔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난 윤슬이 말고 다른 아내는 없어. 아니면... 그냥 혼자 늙어 죽을 거야.”
강태훈은 눈앞의 영리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를 바라보다가 더 욕심을 내서는 안 되겠다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하윤슬과의 사이에 아들과 딸이 있다는 사실은 이혼 후 4년 동안 단 한 번도 꿈에서조차 감히 떠올려 본 적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일까. 그는 손에 쥐고 있는 지금 이 순간마저 혹시 또 한 번의 덧없는 꿈은 아닐지 두려웠다.
그때 화장실에서 나온 하윤슬의 시야에 서로 꼭 닮은 얼굴의 부자가 마주 앉아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 들어왔다.
‘이솔이가 저렇게 진심으로 웃는 걸 본 게... 언제였더라.’
아이의 얼굴이 점점 강태훈을 닮아가자 그녀는 그를 해외로 보냈다.
그 뒤로는 만나는 횟수조차 손에 꼽을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 강태훈 곁에 선 이솔이는 누가 봐도 행복해 보였다.
강태훈만 아니었다면 당장 휴대폰을 꺼내 이 순간을 찍고 싶었을 정도였다.
“어디 불편해?”
강태훈이 먼저 그녀를 알아보고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왔다.
“아니.”
하윤슬은 다시 자리에 앉으며 그를 힐끗 바라봤다.
“나는 거의 다 먹었어. 이제... 그 사람 만나게 해 거지?”
“응, 내일 오전에 내가 운전해서 데려다줄게.”
그는 내뱉은 말은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었기에 하윤슬도 더 말하지 않았다.
시간이 늦은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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