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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그 사람 곁에서

강태훈은 평소 좀처럼 그런 어조를 쓰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런 그가 저렇게 단호하게 말한다는 건, 이미 마음을 굳혔다는 뜻이었다. “그럼, 사양 안 할게.” 본사에 도착하자마자, 강태훈은 말 한마디 없이 곧장 회의실로 향했다. 요즘 그는 하루 종일 회의에 파묻혀 지내는 듯 보였고 하윤슬도 조용히 가방을 챙겨 비서실로 향했다. 그리고 하윤슬은 그 비서의 목소리가 왜 그렇게 낯익었는지 그제야 깨달았다. 바로 그날, 아명시에 출장을 갔을 때, 계약서를 받으려고 강태훈을 찾아갔다가 문 앞에서 그녀를 막아섰던 바로 그 비서였다. “하윤슬 씨.” 수행비서 김서원이 그녀를 보며 담담하게 인사했고 그는 놀란 기색도, 의아한 반응도 없었고 마치 이미 그녀가 누군지 다 알고 있었다는 듯한 태도였다. “아, 네. 안녕하세요. 김 비서님, 그냥 말 편하게 하세요.” 이번에 본사로 연수를 온 하윤슬은 사실상 ‘수습생’처럼 김 비서를 따라다니며 실무를 배우는 입장이었다. 그녀의 겸손한 말투에 김서원은 잠시 당황한 듯했지만 곧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제가 오히려 잘 부탁드립니다.” 김서원은 수년간 강태훈의 곁에서 일해오며 그가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과 선을 긋고 관계를 맺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심지어 법무팀 수석 변호사인 허수정과도 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그가, 이 여자를 자신에게 직접 부탁했고 그건 곧, 하윤슬이 강태훈에게 특별한 존재라는 뜻이었다. 어떻게 설명할 수도 없고 애매하게 부정할 수도 없는 상황에 하윤슬은 그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제가 아직 실무 경력이 짧아서 많이 실수할 수도 있어요. 근데 전 혼나는 건 괜찮아요. 잘못한 게 있으면 꼭 지적해 주세요. 바로 고치겠습니다.” 시작부터 이렇게 자신을 낮추는 후배는 처음이라, 김서원은 의외라는 듯 고개를 살짝 갸우뚱거렸다. 사실 처음엔 강태훈이 직접 부탁한 사람이라, 어딘가 제멋대로인 금수저일 거라 짐작했었다. 하지만 막상 만나보니 전혀 달랐고 그녀에 대한 호감은 단숨에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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