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화 원격 화상회의
점심 무렵이 되어서야 하윤슬은 키보드에서 손을 떼고 한숨 돌릴 수 있었다.
그녀는 무심코 옆에 놓인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잠금을 풀고 카톡을 열었지만 새 메시지는 없었다.
강태훈의 대화창은 여전히 세 번째 칸에 고정돼 있었고 마지막 기록은 자신이 보낸 그 한 줄 메시지에서 멈춰 있었다.
하윤슬은 문득 생각했다.
‘카톡에 상대방이 온라인인지 알 수 있는 기능만 있어도 좋을 텐데.’
하지만, 설령 그가 접속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해도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사무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얼른 고개를 들자 김서원이 서 있었다.
“요즘 미엘의 창성 기업 좀 주시해요. 올해 들어 자산 인수에 적극적이었어요. 특히 신기술 개발 관련 자산이 주요 목표예요. 이번에 대표님이 출장을 가신 것도 그 동향을 파악했기 때문이죠. 우리 강우 그룹도 유망한 상장 기업에 지분 투자를 고려하고 있거든요.”
“네.”
하윤슬은 바로 노트북을 열고 창성 기업의 최근 동향을 빠르게 훑어봤다.
그 반응을 본 김서원이 피식 웃었다.
“그렇게 급하게 안 해도 돼요. 하영 그룹과의 협력 건은 이미 계약이 끝났고 프로젝트도 본격적으로 가동 중이에요. 세진의 프로젝트는 윤슬 씨 공이 크니까 올해 보너스 걱정은 안 해도 되겠어요.”
“대표님이 본사 연수를 허락해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한데요. 회사에 도움이 된다면 당연히 해야죠.”
게다가 바쁘게 지내면 괜한 잡생각도 줄일 수 있었다.
“그 마음가짐은 좋은데 몸도 챙겨요. 우리 업계는 뒤로 가면 갈수록 더 힘들어요.”
김서원이 말을 막 끝냈을 때, 휴대폰이 울렸다.
그는 굳이 피하지 않고 통화를 받았다.
“대표님.”
순간, 하윤슬은 반사적으로 숨을 멈췄다.
하지만 아쉽게도 저편의 목소리는 너무 작아 들리지 않았다. 그저 김서원이 몇 번 ‘네’하고 대답하는 게 전부였고 강태훈은 업무 지시를 내린 듯했다.
곧 통화가 끝났고, 김서원은 눈에 띌 만큼 기뻐 보였다.
“역시 대표님이세요. 방금 해외 투자 협업 건을 성사시키셨어요. 수출입 무역은 언제나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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