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남자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저 뒤로 돌아 어디론가 유유히 걸어가기만 할 뿐이었다.
진태하는 잠깐 고민하다가 결국에는 뒤를 따라갔다.
남자를 따라가 보니 웬 차 한 대가 주차되어 있는 것이 보였다.
이하음과 함께 옷 사러 갔을 때 봤던 바로 그 차량이었다.
남자는 뒷좌석 쪽으로 향하더니 이내 문을 열어주었다. 타라는 뜻이었다.
진태하는 별다른 고민 없이 바로 차에 올라탔다. 바로 옆에는 노인이 앉아 있었고 조수석 쪽에는 중년 남성이 앉아 있었다.
노인은 사람 좋은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눈동자에서 저도 모르게 위엄이 흘러나왔다.
반면 중년 남성은 매우 딱딱한 얼굴이었다. 게다가 기세도 무시무시한 것이 오랜 기간 전장에 있었던 사람 같았다.
“만나서 반가워요. 주충재라고 합니다.”
노인이 먼저 입을 열었다.
“윤천하라고 합니다.”
“저는 왜 부르신 거죠?”
진태하가 냉랭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때도 이하음이 아닌 나를 찾아온 거네.’
진태하는 미행당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만약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악의가 있었으면 아마 차에 올라타 대화를 나누는 행동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주충재는 차가운 그의 말에 허허 웃었다.
“진태하 씨가 꼭 치료해 줬으면 하는 분이 있어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줄곧 이런 식으로 부탁을 했습니까?”
진태하의 목소리에 담긴 음산한 기운에 주충재는 미소를 거두어들이며 얼른 기를 순환해 압박감을 완화했다.
하지만 어찌한 일인지 기 순환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주충재는 조금 창백해진 얼굴로 진태하를 바라보았다.
‘내가 기에서 밀리고 있다고?’
주설아에게서 진태하에 관해 들었을 때는 솔직히 손녀가 오버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보니 과장이라고는 조금도 없었다.
주충재는 고개를 살짝 숙이고는 조금 진지한 말투로 얘기했다.
“환자의 신분이 조금 특수합니다. 그분의 병을 고쳐줄 수 있는 사람은 진태하 씨밖에 없습니다.”
진태하는 그 말에 천천히 기를 거두어들이며 고개를 들었다. 그러다 마침 룸미러로 윤천하와 눈이 마주쳤다.
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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