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화
수많은 질병 중에서 암과 혈독이 제일 골치 아픈 병이다.
만약 암이었다면 진태하는 아마 백 퍼센트의 자신을 가지고 치료할 수 있다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혈독은 그렇게 말하기 어려웠다.
암은 기기를 이용해 어디에 있는 찾아낼 수라도 있지만 혈독은 검사 기기에 나타나지 않으니까.
그러니 치료하는 데 애가 먹을 수밖에 없었다.
진태하가 차 문을 열고 내리려 하자 윤천하가 다시금 입을 열었다.
“치료에 성공할 확률은 얼마나 됩니까?”
“20%밖에 안 됩니다.”
진태하는 답을 해준 후 미련 없이 차에서 내렸다.
윤천하는 입을 다문 채 가만히 앉아 있다가 한참 뒤에야 깊은 한숨과 함께 다시 말했다.
“어르신은 어떻게 보십니까?”
“우리한테 허락된 시간은 많지 않아. 저자 말고는 더 이상 희망이 없어.”
주충재는 그렇게 말한 후 고개를 돌려 진태하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위암을 치료한 걸 보면 실력 있는 젊은이인 건 분명해.”
...
진태하는 별장으로 돌아온 후 거실 쪽으로 향했다.
소파에는 부루퉁한 얼굴의 이하음이 있었다.
“기분이 별로예요?”
이운해 부부는 어디로 간 건지 보이지 않았다.
진태하는 이하음의 곁으로 와 앉은 후 노트북 화면에 띄워진 반도체 홍보 포스터를 바라보았다.
“네, 회사가 파산 직전이라 기분이 완전 별로예요.”
이하음은 노트북을 닫고는 멍한 얼굴로 소파에 널브러졌다.
“우리 회사에도 7nm 반도체 칩을 만들어내는 리소그래피 기계가 있으면 참 좋을 텐데...”
“하나 사면 되잖아요.”
진태하의 말에 이하음이 헛웃음을 쳤다.
“국내 반도체 회사 중에서 기술력이 좋다고 자부하는 회사도 12-16nm짜리 칩밖에 생산해 내지 못해요. 화양은 22nm 칩을 생산해 내는 리소그래피 기계밖에 없고요. 그것도 중고 기계요. 7nm 칩을 만들어내는 리소그래피 기계는 국내에 딱 한 대밖에 없어요.”
화양 테크가 점점 쇠퇴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었다.
“7nm 칩과 22nm 칩의 차이는 뭐예요?”
진태하는 임무를 완수할 때를 제외하고는 대개 산속에서만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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