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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화

이석환의 말을 들은 진태하는 속으로 긴 한숨을 내쉬었다. 가장 걱정하던 일이 결국 일어난 것이었다. 이석환이 말하는 ‘그들’은 아마도 차씨 가문의 사람들일 것이다. “죽고 싶지 않으면 내 질문에 대답해...” 진태하가 어느새 이석환의 바로 코앞까지 다가온 상황, 그의 손에 든 주사기 바늘은 차가운 빛을 내뿜고 있었다. 이석환은 입술을 마구 떨며 진태하를 바라보면서 물었다. “너... 너는 그쪽 사람들 아니야?” 가면을 쓴 사람이 그들의 사람이었다면 자신에게 왜 이석범을 해치려 했는지 묻지 않았을 것이다. “그쪽 사람들이 누군데?” 진태하가 담담하게 물었다. 이석환은 망설이는 듯한 눈빛이었지만 여전히 진태하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진태하는 콧방귀를 뀐 뒤 손에 든 주사기를 이석환의 가슴에 꽂았다. 그러고는 엄지손가락을 천천히 주사기 끝에 올려놓았다. “안 돼... 말할게... 말할게...” 이석환이 바로 소리치자 진태하는 주사기를 빼내며 차가운 눈빛으로 이석환을 바라보았다. 이석환은 깊게 숨을 들이쉰 뒤 천천히 말을 이었다. “나도 그들이 누군지 몰라. 그냥 나에게 3000억을 주며 이석범을 제거할 방법을 강구하라고 했어...” 조심스럽게 가면의 눈빛을 살핀 이석환은 가면 속 눈빛이 여전히 매섭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고 계속 말을 이었다. “처음에는 거절했는데 그 사람들이 내 가족의 생명으로 나를 위협했어... 그 사람들에게 이석범은 이미 불치병에 걸려 오래 살지 못할 거라고 말했지만 그 사람들이 또 다른 약물을 주며 그 약을 이석범에게 주사하면 아무도 알아채지 못할 거라고 하더라고...” 진태하가 담담하게 물었다. “그럼 이석범은 지금 왜 아무 일도 없는 거지?” 이 질문을 한 것은, 자신이 진태하라는 의심을 벗어나기 위함이었다. 이석환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천원산에서 내려온 촌놈이 하나 있는데 그 사람이 이석범을 저승사자한테서 뺏어왔어...” 진태하가 계속 캐물었다. “도우미의 죽음도 그쪽이 지시한 건가?” 이석환이 즉시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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