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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5장 아기를 잃을 수도 있다

모든 설명이 끝나자 정신을 차리고 나서야 박지환은 자신이 넋을 잃었다는 걸 발견했다. 이러한 초조함이 어디에서 오게 된 건지 알 수가 없는 그는 가슴 한켠이 어딘가에 매달려 있는 상태로 늘 원하는 답을 얻지 못한 채 꼭 해야만 하는 일을 하지 못한 것마냥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짜증스레 손바닥을 움켜쥐었다. 게다가 마음이 빙점까지 다다른 것만 같고 심하게 흔들려 산산조각이 날 것만 같은 것이다. “대표님?” 박지환은 정신을 차리고 뭇사람의 시선을 받으며 일어나 양복을 차려입었다. “잠깐 나갔다 올게요. 오늘 회의 결과는 정리해서 제 사무실로 갖다줘요.” 자신도 모르게 발걸음을 재촉하게 된 그는 엘리베이터로 향하는 동시에 중기에게 전화를 걸었다. 휴대폰이 꺼져 있는 상태라는 알림이 울리자 짜증스러움이 극에 달해 눈살을 잔뜩 찌푸린 그가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아름다운 여인이 서 있는 걸 발견했다. 박지환은 그녀를 한 번 보며 기분이 이상해졌다. “호진은 씨?” 호진은은 손을 뻗어 그를 힘껏 끌어안으며 소리 낮게 흐느끼고 있었다. “박지환 씨, 미안해요. 바로 달려왔어야 했는데 민서희 씨가 그런 짓을 할 줄은 몰랐어요... 어쩜 민서희 씨는 자기가 저지른 행동이 당신한테 큰 상처가 된다는 걸 몰랐을까요?” 손이 허공에 놓인 박지환은 호진은은 밀어내고 싶은 충동은 없었고 오히려 호진은의 흐느끼는 소리에 안쓰럽고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그는 대체 언제 호진은에 대한 마음이 이토록 깊어진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울지 마.” 박지환은 그녀의 어깨를 두드렸다. 호진은은 비로소 자신의 추태를 눈치채고 눈물을 훔쳤다. “저는 박지환 씨가 슬퍼하는 게 안쓰러워서 그래요. 민서희 씨가 당신을 사랑하는 척하고 사실은 복수하기 위해서였다는 것만 생각하면 그리 쉽게 민서희 씨한테 당신을 떠넘기고 떠나지도 않았을 거예요.” 박지환은 이마를 찌푸렸다. “그 여자를 입에 올리지도 마. 마음이 지독한 그런 여자는 내가 절대 가만두지 않아.” 득의양양한 눈빛을 띠고 있는 호진은은 자신도 모르게 박지환에게로 다가갔다. “정말이에요? 저는 지환 씨가 아직도 민서희 씨를...” 박지환은 혐오스러운 눈빛을 숨기지 못했다. “내가 왜 그런 마음이 남아있겠어? 그 여자한테 일말의 감정도 없어. 유일하게 남아있던 불쌍함도 그 여자의 한 행동 때문에 먼지처럼 다 사라져 버렸거든.” “다행이네요.” 호진은은 미소를 지었다. “그럼 이제는 제가 지환 씨한테 가까이 다가갈 자격이 생긴 거네요.” 어리둥절해진 박지환은 호진은의 직설적인 감정에 마음이 복잡해졌다. 좋아해야 하는 건가? 근데 왜 이토록 내키지 않는 거지? “지환 씨?” 응답이 없자 이상한 기분이 들게 된 호진은은 고개를 들었더니 박지환은 멍을 때리고 있었고 그녀는 걱정스레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왜 그래요?” 박지환은 답을 하기도 전에 중기의 전화를 받았다. 중기는 목소리가 쉬어 있었다. “대표님... 그게... 민서희 씨가... 수술실에 있는데... 대표님의 동의서가 필요하데요. 안 그러면 민서희 씨 아기를 살릴 수 없대요...”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박지환은 머릿속이 하얘지더니 즉시 말을 내뱉었다. “바로 갈 거니까 당장 의사한테 수술하라고 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민서희 뱃속의 아기를 꼭 살려내라고 해! 만일 아기한테 무슨 일 생기면 너희들한테 책임을 물을 거야!” 그 말은 중기뿐만 아니라 박지환 스스로도 적잖이 놀랐고 뒤늦게 전화를 끊게 되자 호진은의 얼굴은 이미 파랗게 질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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