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3장 없던 일로 하자
멍하니 앉아있던 민서희는 갑자기 정신을 차린 듯 고개를 들더니 원망이 가득한 시선으로 박지환이 있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상관없어요.”
너무 오래 입을 열지 않았던 탓에 그녀의 목소리는 갈라져 있었다.
민서희는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계속 말했다.
“지환 씨, 내가 그런 거 신경 쓸 것 같아요? 단지 옥살이 좀 하는 것뿐인데요, 뭐. 처음도 아니고, 익숙해졌어요. 난 괜찮아요. 하지만 당신, 절대 가만두지 않아요!”
민서희의 눈에 맺힌 짙은 원망은 박지환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날 무너뜨리려고 당신을 버리는 거야? 당신 꿈은 어쩌고, 당신 미래는 어쩌고!”
“내 미래는 이미 당신의 손에서 깨져버렸어요.”
민서희의 눈에서는 눈물이 쏟아졌다.
‘어떻게 나한테 꿈과 미래를 얘기할 수 있지?’
워낙 피아노에 재능이 있던 그녀는 비록 대단한 실력은 아니지만 적어도 피아노 선생님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민영매와 행복하게 살 수 있었다.
그런데 박지환은 그녀의 시력을 빼앗았고, 그녀가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어머니마저 잔인하게 빼앗았다.
그런데 지금 꿈과 미래를 언급하다니. 정말 뻔뻔스러운 인간이다.
“민서희, 일단 진정해......”
박지환은 배를 움켜쥐며 깊은숨을 내쉬더니 창백한 입술로 입을 열었다.
“진정하고 잘 생각해 봐. 당신한테는 아무 증거도 없어. 그런데 어떻게 우리 가문을 상대로 이길 수 있겠어? 두 가지 선택지를 줄게. 교도소로 가든지, 아니면 내 말에 따르고 없던 일로 하든지.”
“없던 일?”
민서희의 두 눈에는 눈물이 가득 차올랐다.
“엄마가 죽었는데 어떻게 없던 일로 할 수 있어요!”
“당신 엄마의 죽음에 나도 놀랐어. 하지만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을 내가 어떻게 막아? 나도 뛰어내릴 줄 상상도 못했어......”
“그래서 날 속였어요? 낯선 여자를 우리 엄마로 가장했어요?”
민서희는 온몸을 떨며 울부짖었다.
“당신이 날 억지로 옥살이만 시키지 않았더라면, 그래서 내가 엄마 곁을 지켰더라면, 우리 엄마 그렇게 안 죽어요. 박지환 씨, 당신은 늘 부족한 거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