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2장 약혼

십 리 팔촌에서 미인으로 유명해 많은 젊은 청년들이 호시탐탐 노리며 그녀가 성인이 된 후에 혼담을 꺼내기만을 기다렸었는데 어쩌다가... 조 씨 아주머니는 눈물을 글썽이며 텔레비전을 켰다. “서희야, 이것 좀 보고 있어. 내가 부엌에 가서 음식 가져올게.” “네.” 민서희는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머리를 빗으며 막장 드라마의 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렇게 드라마가 끝나 연예 뉴스가 이어졌고 기자가 보도를 하고 있었다. “보신그룹의 대표인 박지환 씨가 최근 기쁜 소식을 전해 왔는데요. 오랫동안 사랑했던 고선아 씨와 28일 밤 약혼하기로 연을 맺었다고 합니다. 한성에서 가장 큰 해빈 호텔에서 평생의 짝과 함께 식을 진행한다고 하니까요. 우리 모두 축복하는 마음으로 28일 저녁을 기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국을 떠 오던 조 씨 아주머니도 텔레비전에서 들려오는 기사에 입을 쩍 벌렸다. “보신그룹의 그 대표가 또 결혼을 한다고? 아내가 2년 감형을 받았던 거 아니였었나?” 민서희는 다시 머리를 빗으며 답했다. “글쎄요.” 조 씨 아주니는 계속 중얼거렸다. “고선아, 이름이 귀에 익은데? 그 박지환이라는 사람의 전처 이름과 비슷하기도 하고.” 고선아는 윤서아의 가명이니 비슷한 건 당연했다. 그리고 그들이 이토록 빠른 시일내에 약혼식을 올리게 된 건 아마도 본인이 “사망” 상태이기 때문인 걸 수도 있다. 나와 박지환의 혼인은 무효가 되었으니 말이다. 경찰서에서 나가기 전날 밤 한 남자가 갑자기 그녀를 찾아왔었다. 그녀가 그의 말대로만 한다면 평생 박지환에게 잡히지 않도록 탈출하는 걸 돕고 싶다고 했었다. 낯선 사람을 신뢰하기도 어렵고 만일 그 사람이 다른 목적이 있는 날엔 끝장날 것이니 민서희는 허락할 리가 없었다. 그러다 전화가 걸려 왔고 전화를 받은 사람은 은서경이었다. 은서경이 그녀가 계속 한성에 있는 걸 용납하지 못했고 박지환의 눈앞에서 사라져 죽은 사람으로 남아있길 바랐던 것이다. 그 제안이 민서희에게 있어서 나쁠 게 없어 보였다. 그녀는 승낙했다. 민서희는 차가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