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9장 무리한 부탁

민서희는 자기에게 그만한 매력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녀는 긴 숨을 내쉬며 말했다. “임진 씨, 어제 식사 자리에서 제 옆에 앉았던 거 기억하시죠? 제가 떡을 입에 넣으려는 순간 임진 씨는 왜 그 떡을 다 버렸던 거죠? 설명해 주실래요?” 임진은 잠시 정적에 빠져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민서희는 커지는 불안감에 미간을 찌푸렸다. “임진 씨?” 드디어 임진에게서 답장이 들려왔다. “꼭 말해야 할까요?” “네.” 민서희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이 일 때문에 밤새 악몽에 시달렸던 그녀는 이 순간 반드시 답을 얻어야 한다. 임진은 한숨을 내쉬더니 타이핑을 시작했다. “그 떡, 먹다 남은 거예요.” 예상치 못한 대답에 민서희는 갸우뚱했다. “네?” 기계음이 계속 들려왔다. “종업원이 다른 룸에서 음식을 치울 때 들고 있는 거 봤는데 그걸 우리 테이블에 올렸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거 버리고 호텔 측에 컴플레인 걸었어요. 머쓱해서 말하지 않았어요. 아무래도 호텔은 나와 동연이가 예약한 거라......” 민서희는 머리가 하얘졌다. 수만 가지 경우를 생각했는데 고작 이런 이유라고? “아니...... 다 똑같게 생긴 거 아니에요? 그게 남은 떡이라는 걸 어떻게 확신해요?” “두 종류가 있었어요. 새로 나온 건 옅은 보라색이었는데 남들이 먹다 남긴 건 짙은 보라색이었어요. 저도 찬찬히 보다 보니 알아차렸고요.” 임진은 진지하게 타이핑했다. “남들이 먹다 남긴 걸 어떻게 드려요? 그래서 제가 치운 거예요.” 민서희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이게 뭐야? 내가 예민했던 거야? 밤새 악몽을 꿨는데 고작 이런 이유라고? 이 모든 게 오해였다고?’ 임진은 그녀에게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을 아예 모르고 있었다. 이 모든 게 우연이었다고? “민서희 씨, 왜 그러세요?” 민서희는 머릿속이 하얘져서 두 눈을 꼭 감았다. 한참 뒤 그녀는 정서를 가다듬고 용기를 내어 말했다. “임진 씨, 무리한 부탁인데 들어주실 수 있으세요?” 임진은 더없이 진지한 민서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너무 긴장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