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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장 타이밍

능수능란한 임진의 행동에 민서희는 현기증이 났지만 애써 정신을 차리고 생각을 정리했다. ‘내가 지금 무슨 생각 하는 거지?’ 하긴, 이런 행동은 박지환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두 사람은 계속 눈길을 걸었고, 눈은 점점 더 크게 내리더니 어깨에도 소복이 내려앉았다. 두 사람이 손을 맞잡고 걸어서 그런지 별로 추운 것도 느끼지 못했다. 조리연의 집에 도착한 후 임진은 휴대폰에 타이핑했다. “도착했어요.” 민서희는 어깨에 쌓인 눈을 툭툭 털며 말했다. “고마워요.” 그녀는 대문을 열었지만 임진은 움직이지 않았다. 민서희는 멈칫하다가 물었다. “임준 씨, 들어와서 차라도 마실래요?” “다음에요.” 빠른 속도로 타이핑한 뒤, 임준이 또 말했다. “어젯밤 나한테 할 말이 있냐고 물었죠? 맞아요. 할 말 있어요. 다음에 만났을 때 물을 테니까 그때 대답해 줬으면 좋겠어요. 한참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던 민서희가 정신을 차렸을 때, 임진은 이미 떠나고 없었다. 마당에 들어오니 불을 지피던 조리연이 다급히 수건을 들고 와 그녀 몸의 눈을 털어주었다. “오늘 왜 이렇게 늦었어? 불 금방 지피고 널 부르러 가려고 했어.” 민서희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일이 얼마 안 남아서 그대로 가긴 왠지 아쉬웠어요. 그래서 마저 다 하고 오느라 늦었어요.” “바보야, 안 추웠어? 옷 다 꿰매면 도우러 갈 테니까 너 먼저 불 앞에서 몸부터 녹여. 내가 물 한 잔 따라줄게.” “네.” 민서희는 불 앞에 앉아 불길에서 오는 온기를 느끼며 손을 뻗었다. 그제야 차가웠던 몸이 천천히 녹기 시작했고 머릿속에는 임진이 한 말이 떠올랐다. 다음에 만났을 때 물을 테니까 그때 대답해 줬으면 좋겠다고? 그러니까 어제부터 그녀에게 물어볼 일이 있었다는 뜻인 건가? 민서희는 머리가 아팠다. 대체 어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 눈이 내리니 기온이 눈에 띄게 내려갔다. 민서희에게는 두꺼운 옷이 없었다. 심지어 지금 입고 있는 옷도 조리연의 옷이다. 조리연은 기어코 민서희와 함께 시내에 가자고 억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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