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4장 그 사람은 널 좋아해

“아주머니......” 민서희는 난처해서 입술을 깨물었고 이때 차가 다시 멈췄다. 운전석에서 기계음이 들려왔다. “다 왔어요.” “임준 씨 고마워요.” 차 문을 열고 내린 조리연은 왠지 모르게 임준에게서 팽팽한 압박감을 느꼈다. 조리연은 얼른 뒷좌석 문을 열고 민서희이 손을 잡아주었고 이때 또 기계음이 들려왔다. “집에 갈 때는 어떻게 갈 생각이에요?” 민서희가 말했다. “오후 다섯 시면 안성촌으로 통하는 버스가 있어요.” “너무 늦네요.” 임진은 미간을 찌푸렸다. 다섯 시가 되려면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다. “어차피 할 일 없으니 같이 구경할까요? 살 거 다 사면 집으로 데려다줄게요.” “미안해서 어떻게......” 민서희가 거절하려는 순간, 기계음이 들려왔다. “그러면 이렇게 정한 걸로 할게요.” 임준은 그녀에게 거절할 기회를 주지 않았고 민서희는 하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요.” 처음부터 조리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두 사람의 대화를 지켜보았다. 조리연과 민서희가 매장으로 들어가면 임진은 문 앞에서 두 사람을 기다렸다. 조리연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서희야, 너 임준 씨랑 친한 거 맞지?” 친하다고? 민서희는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몰랐다. “임준 씨는 모두에게 친절해요.” “아닌 것 같은데.” 조리연은 입을 삐죽이더니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임준 씨가 널 보는 눈빛은 다른 사람을 보는 눈빛과 완전히 달라. 게다가 성격이 아주 차가운 사람이야. 그런데 지금 우리와 함께 이러고 있다는 건, 보나 마나 너 때문이야. 게다가......” 민서희와 양호준이 통화할 때, 임준은 아주 짜증스럽고 걷잡을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게다가 뭐요?” 민서희는 되묻더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보기에 차가워 보여도 섬세하고 따뜻한 사람이에요. 그날 축하 파티에서만 봐도 알 수 있잖아요.” 조리연은 헛웃음을 지었다. “그런데 너한테만 섬세한 거라면?” 그 말에 민서희는 얼굴이 뜨거워졌고 조리연은 계속 몰아붙였다. “내가 확실하게 말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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