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5장 직성이 풀리지 않는다
“윤서아 씨는...”
비서가 말을 이으려던 그대 긴장되고 다급한 하이힐 소리가 들려왔다.
“지환 씨!”
윤서아는 가방을 들고 오며 몹시 걱정을 하고 있었다.
“왜 나왔어요? 의사 선생님이 수술을 하고 몸조리를 해야 한다고 했잖아요?”
훤칠한 얼굴에 변함없는 표정으로 박지환은 싸늘하게 답했다.
“방안에 더 갇혀 있다간 몸이 굳어질 지경이야.”
“그래도 미리 말을 해주지. 옷깃의 단추도 제대로 안 매고 또 추위 타면 어쩌려고 그래요?”
윤서아는 가방을 비서에게 건네고 그의 단추를 차근차근 매주고는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부상을 입고 데이트도 못했는데 마침 잘됐네요. 걸어다니면서 바람도 좀 쐐요. 오늘 그 레스토랑에 가서 커플 세트 맛보는 게 어때요?”
민서희는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식은땀을 흘리며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그들의 목소리가 점차 멀어지고 나서야 압박감이 사라졌지만 안색은 여전히 하얗게 질려 있었다.
박지환과 윤서아의 애틋한 대화를 들으니 사이가 매우 안정이 됐나 보다. 박지환이 갑작스레 부상을 입지만 않았어도 예정대로 결혼식을 올렸을 것이다.
그들의 사이만 안정적이라면 그녀의 존재 또한 희미해질 것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살아있다는 걸 발견되더라도 신경을 쓰지 않을 테니 말이다.
안도의 한숨과 함게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쥔 민서희의 눈에는 고통으로 가득했다.
직성이 풀리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양호준의 말대로 권력도 배후 세력도 업는 사람이 무슨 수로 그에 맞서 복수를 할 수 있겠는가?
“민서희 씨? 왜 웅크리고 여기에 앉아 있어요?”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진동연은 화분 통 뒤에 얼굴이 파랗게 질린 채 몸을 숨기고 있는 민서희를 발견했다.
“무슨 일이에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민서희는 정신을 차리고 해명했다.
“아까 사람들로 북적이고 붐벼서 같이 타기가 힘들었어요. 여기서 다음 거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고요.”
“그랬군요.”
진동연은 그녀의 몸에 묻은 먼지를 조심스레 털어주었다.
“일단 올라갑시다. 식사는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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