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2장 관계 정리

마음속에 박지환이 있냐고? 앞이 보이지 않아 박지환에게 제대로 복수하지 못한 것이 원망스러울 뿐이다. 그녀의 말에 진동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분위기가 싸늘해지자 그제야 진동연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요, 다행이네요. 진이가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건 저도 보고 싶지 않았어요. 박지환과 아무 관계도 아니라면 진이와 새롭게 시작해 보세요.” 임진이라는 이름이 나오자 민서희는 표정이 미묘하게 달라지며 말했다. “임진 오빠와는 별거 아니에요.” “그건 민서희 씨 본인이 잘 알고 있을 거예요.” 진동연은 잠시 멈칫하더니 계속 말했다. “임진의 신분 때문에 민서희 씨가 고민이 많다는 걸 저도 알고 있어요. 이해해요. 박지환을 겪은 후 경계심이 있는 것도 알겠지만 민서희 씨도 아마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박지환과 임진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란 걸요. 그 자식은 영원히 민서희 씨 다치지 않게 할 거예요. 그런데도 경계심을 놓을 수 없다면 더 이상 어떻게 증명해야 하죠? 심장을 꺼내서 보여줄 수는 없잖아요.” 진동연은 장난스럽게 말하더니 바로 마스크와 모자를 사기 위해 뒤돌아섰다. 민서희는 진동연이 말이 자꾸만 떠올라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져 멍하니 제자리에 서 있었다. 박지환과 임진이 완전히 다른 사람이란 걸 느낄 수 있을 거라고? 그녀도 이 점을 의심하고 있었다. 박지환은 차갑고 까탈스러우며 자기를 위해 남을 해칠 수도 있는 무자비한 사람이다. 하지만 임진은 부드러운 신사라고 표현할 수 있다. 그는 세심하며 자기가 아프더라도 민서희를 걱정하는 사람이다. 완전히 다른 사람인데 왜 그녀는 점점 더 임진이 박지환이라는 생각이 드는 걸까? 미친 걸까? 박지환도 같은 병원에 있다는 소리만 듣고 혼란스러워진 걸까? 민서희는 머리가 깨질 듯 아파 눈을 꼭 감았다가 다시 떴다. 이때 마스크와 모자를 사러 갔던 진동연이 돌아와 그녀에게 주머니를 내밀었다. “하세요.” “고마워요.” 민서희는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얼굴을 꽁꽁 가렸다. 다행히 병원에서부터 11층까지 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