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9장 준비됐어

“임진 오빠...” 마음이 따뜻해진 민서희는 입꼬리를 올렸다. “저도 제 얼굴이 어떤지 잘 아니까 위로하지 않아도 돼요. 4년 동안 남들의 시선과 언행에 익숙해져서 저도 잘 알아요. 이 얼굴로 나타나면 어떤 시선으로 돌아올지도요.” “그게 신경이 쓰여?” 민서희는 고개를 흔들었다. 전에는 슬펐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그런 감정이 없었다. 안 그러면 안성 촌에서 생활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신경이 안 쓰이는데 왜 안 나왔어?” 임진은 진지하게 물었다. “나는 우리 서희가 세상 사람들의 속물적인 눈빛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인 걸로 기억하는데. 자신만의 편안한 울타리에서 살아가며 편견을 가지고 판단을 하는 사람들은 그저 한순간에 스쳐 지나가는 관객들이라며 어차피 뒤돌아서면 바로 까먹는다고 여겼었잖아. 그런데 아까는 왜 보여주려고 하지 않았던 거야?” 민서희는 몸이 굳어졌다. 임진이 물었다. “나 때문이야?” 순간 눈동자가 흔들리고 민서희의 안색이 약간 변했다. 그녀의 머릿속에 방금 리안이 했던 말들이 걷잡을 수 없이 떠올랐다. 민서희 씨는 뭐가 그렇게 잘났어요? 단지 임진 씨를 나보다 더 만났으면서 무슨. 그리고 그쪽 얼굴에 정말 개의치 않았으면 돈 내서 성형을 시켰겠어요? 남자들이란 다 체면이 우선이에요. 그쪽을 데리고 나가려면 사람들한테 비웃음을 받을 게 뻔하니 그런 상황을 피면하려는 것도 있고 지금은 접촉하는 사람들도 적어서 그냥 데리고 있는 거예요. 나중에 본인 세상으로 돌아가면 그쪽도 아무것도 아니에요. 민서희는 한참을 고민에 잠겨 있었고 순간 차가운 손이 더 넓은 손에 감싸여 자연스레 그녀를 데리고 걸었다. 민서희는 의아해했다. 임진이 물었다. “준비됐어?” 임진의 뜻을 삽시에 눈치챈 민서희는 반항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안 돼요! 임진 오빠, 그냥 옷을 제 머리에 걸쳐 주세요. 안 그러면 오빠도 같이 욕 먹어요.” “저 사람들은 나 부러워할걸.” 귀에 들리는 기계음은 사뭇 진지했다.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야.” 임진은 강요하지 않고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