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4장 불안과 의심

‘이건...... 분명 거짓말이야!’ 그녀는 사실을 확인하려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지만 이내 그대로 멈춰 섰다. 만약 임진이 정말 박지환이라면, 그녀가 아무리 캐물어도 진실을 밝힐 수 없을 것이다. 박지환이라면...... 분명 들키지 않을 만단의 준비했을 테니까. 민서희는 머리를 감싸 안고 펑펑 울기 시작했다. 아까만 해도 짜증을 부리던 여자는 민서희가 우는 모습에 왠지 마음이 짠해졌다. “그깟 남자 때문에 왜 울어요? 박지환 대표인 줄 모르고 만났다는 건 그쪽이 돈을 보고 접근한 건 아니라는 거네요. 이제 시작한 사이니 감정이 깊지 않을 때 빨리 헤어져요. 그래야 덜 힘들죠. 박지환 대표는 절대 그쪽과 결혼하지 않아요. 그러니 그쪽은 다를 거라는 생각은 버려요. 내가 보기엔 병원에서 치료받는 동안에 자기 신분도 알지 못하는 장님과 놀아 볼 생각인 것 같은데 그런 남자는 절대 안 돼요. 빨리 끝내는 게 상책이에요!” 차가운 공기는 마치 칼날처럼 그녀를 아프게 했다. 민서희가 물었다. “그 사진...... 혹시 저한테 전송해 주실 수 있으세요?” “그래요. 휴대폰은요?” 민서희가 휴대폰을 꺼내자 여자는 혐오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이게 뭐야? 설마 효도폰? 저기요, 효도폰에 사진 어떻게 전송해요?” “문자로 전송해 주세요.” 민서희는 코를 훌쩍이며 말했다. “문자로는 받을 수 있어요.” 여자는 잔뜩 귀찮은 듯한 태도로 전송해 준 뒤 그대로 나가버렸다. 휴대폰을 움켜쥔 민서희는 온몸이 떨렸다. 뜨겁게 들끓고 있던 심장에 누군가 찬물을 끼얹은 기분이다. 그녀는 임진이 박지환이라는 사실을 상상하기도 싫었다. 하지만 낯선 여자가 그녀를 속일 일은 더더욱 없다. 그렇다면 이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실하게 검증해 보아야 한다. 하지만 민서희는 이미 행복을 느낄 수 없었다. 심장이 마치 날카로운 칼에 베이듯이 아프고 두렵고 조마조마했다. “서희야.” 이때 익숙한 기계음과 함께 임진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옷 다 씻었어? 왜 아직도 안 들어오나 해서 나와봤어.” 민서희는 찝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