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3장 윤서아를 지목하다
경찰은 찬물을 너무 많이 끼얹지 않으려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민서희 씨, 증거는 있어요?”
“증거요?”
“일방적인 증언으로는 죄를 확정할 수 없어요. 증인도 있어야 하고 물증도 필요해요.”
“전 증인이 아닌가요?”
경찰이 말했다.
“민서희 씨는 실명 상태라 상대 쪽에서 쉽게 민서희 씨의 주장을 뒤엎을 수 있어요. 혼자로는 부족해요.”
문뜩 민서희는 누군가를 떠올리더니 입술을 오므리고 말했다.
“있어요. 한 사람이 있긴 한데 절 도와줄 지는 모르겠네요. 경찰관님의 도움이 필요해요. 저와 그 사람이 얘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세요.”
몇 시간 뒤, 정만향이 경찰서에 도착했다. 그녀는 옷자락을 움켜쥔 채 평온한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마치 이런 상황이 올 거라는 걸 미리 알고 있는 듯했다.
경찰이 그녀를 취조실로 데리고 갔을 때, 민서희는 이미 그곳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만향은 하마터면 그녀를 알아보지 못할 뻔했다. 그녀 얼굴의 흉터는 거의 다 사라졌는데, 흉터들이 사라지고 나니 상상치 못했던 미모가 드러났다.
그래서 윤서아가 갖은 수단을 동원해 그녀를 사라지게 만들려던 것이었다.
정만향은 민서희가 무사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맞은편에 앉아 천천히 입을 열었다.
“서희 양.”
평온하게 눈을 내리깔고 있던 민서희가 인기척에 고개를 들고 물었다.
“딸은 무사해요?”
정만향은 잠시 멈칫하더니 정신을 차리고 눈시울을 붉혔다.
민서희는 정만향의 딸 납치 사건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무사해요, 무사해요.”
그녀도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장영미는 단지 돈을 받기 위해 윤서아와 함께 연기를 했던 것이다.
정만향은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우리 딸 걱정해 줘서 고마워요, 서희 양. 난 서희 양이 평생 날 다시 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민서희는 눈을 감고 숨을 고른 뒤 정만향을 바라봤다.
“그러니까 절 해친 건 진심이 아니라는 얘기죠?”
“그럼요.”
정만향은 눈물을 훔치며 쓴웃음을 지었다.
“물론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서희 양은 믿지 않을 테죠.”
“아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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