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7장 걱정거리가 있어 보여요

임진은 왠지 그녀에게 할 말이 있었던 것 같았다. 민서희는 눈을 꼭 감았다. 아마 그녀도 너무 피곤해 머릿속이 복잡해진 것 같았다. 임진이 정말 그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면 왜 바로 입을 열지 않았을까? 두 사람 사이에 숨길 필요는 없을 텐데...... 그러다 어느 순간, 그녀도 잠에 들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문소리가 들려오더니 남자는 혹시라도 그녀가 잠에서 깰까 봐 조심스럽게 들어왔다. 그는 침대에 앉아 달빛이 쏟아지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 순간 그녀의 얼굴은 달빛보다 더 투명하고 예뻤다. 남자는 미련 가득한 눈빛으로 여자를 바라보며 입가에 미소를 짓더니 뭔가 떠오른 듯 멈칫했다. 산소를 빼앗긴 듯 쥐어짜는 듯한 통증에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시선은 여자의 아랫배 쪽으로 향했다. 그녀의 배는 이불에 가려져 있었지만 남자는 충동이 일어나 이불을 당기고 떨리는 손을 뻗었다. 여기에, 그와 그녀의 아이가 있었다. 만약 아이를 잃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아이는 그에게 아빠라고 불렀을 것이며 행복한 가정에서 자랐을 것이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을, 그가 직접 파괴했다. 그뿐만 아니라 모든 죄를 민서희에게 뒤집어씌웠고 그녀가 아이를 지키지 못했다고 비난했었다. 박지환, 빌어먹을 놈. “임진 오빠?” 갑자기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임진은 멈칫하더니 고개를 돌렸다. 민서희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고, 임진의 손은 아직도 그녀의 아랫배에 있었다. “뭐하고 있어요?” 그녀는 알 수 없었다. 인기척에 깨났던 터라 아직 잠기가 가셔지지 않았다. 임진은 다급히 손을 떼고 말했다. “그게......” 아무리 생각해도 마땅한 이유가 떠오르지 않았다. 민서희는 갑자기 웃으며 그의 손을 잡고 말했다. “설마 배고파서 그래요? 그럴 줄 알았어요. 내려가서 음식 좀 덥힐게요.” 임진이 갑자기 그녀의 방에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조금의 의심도 없이 그를 완전히 신뢰했다. 임진은 더욱 마음이 무거워졌다. “아니야.” “왜요?” 민서희는 그제야 이상함을 감지하고 침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