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8장 변호사

임진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일단 한성으로 돌아가.” 은서경에게 일이 생겼는데 모른 척할 수가 없었다. 이민준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심지어 민서희에 대해서도 묻지 않고 조용히 운전했다. ...... 이날 밤, 민서희는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임진이 떠난 탓인지 그는 오랜만에 꿈에서 박지환을 만났다. 꿈속의 박지환은 여전히 차가웠다. 그는 차갑게 그녀의 목을 조르며 왜 윤서아를 건드리냐고 따져 물었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발버둥 치며 눈을 붉혔다. “윤서아가 날 죽이려고 했어요! 박지환 씨, 당신은 정말 눈도 멀고 마음도 멀었네요. 진실이 눈앞에 펼쳐져 있는데 언제까지 모르는 척할 거예요!” 박지환은 오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난 오직 윤서아가 내 여자라는 것만 기억해. 네가 잘못한 게 있으니 납치했겠지! 네가 죽는다고 해서 내가 눈 하나 깜빡할 것 같아? 넌 윤서아를 상대로 절대 이길 수 없어. 어차피 넌 패소할 거니까 기다려!” 악몽에서 깼지만 그녀는 숨이 막혔다. 왠지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이 꿈은 왠지 박지환이 앞으로 할 선택을 알려주는 예지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만향을 찾을 수 없게 되면 윤서아는 결국 박지환의 도움을 받으려고 할 것이다. 그녀의 스타일대로라면 아마 죽어도 교도소에 가려고 하지 않으려고 할 테니 말이다. 그렇다면 박지환은 이번에도 아무 이유 없이 윤서아를 감싸주려고 할까? 그리고...... 그녀와 박지환의 아직 매듭짓지 못한 혼인 관계...... 민서희는 머리가 깨질 듯 아팠다. 아래층으로 내려가는데 막 집에 도착한 진동연이 인사를 건넸다. 비록 웃고 있었지만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밤새 쉬지 못한 것이 분명하다. 민서희는 더는 지체할 수 없어 진동연에게 빨리 쉬라고 했다. 진동연이 방으로 올라가기 전, 참다못한 민서희가 물었다. “진동연 씨, 혹시 지인 중에 변호사 있으세요?” “네.” 진동연이 대답했다. “무슨 일 있어요?” 민서희는 아직 진동연과 임진이 이 사실을 몰랐으면 싶었다. 아무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