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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6장 내 아들한테 사과해

박지환은 고개를 번쩍 들더니 검은 눈동자를 움츠렸다. “왜 나왔어?” 민서희는 박지환의 말에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진씨 어르신에게 계속 따졌다. “저한테 약 탄 일이 외부에 알려지게 되면 과연 누구한테 더 큰 손해가 갈까요? 진씨 집안은 어쩔 생각이죠?” 진씨 어르신은 안색이 새파랗게 질려서 입술을 꾹 다물고 있다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물론 민서희 양에게 제대로 된 사과를 할 거야. 죄를 지은 그놈이 돌아오면 당장 민서희 양 앞에 무릎 꿇리고 사죄하게 할 거지만 그래도 용서가 안 된다면 경찰에 신고해도 좋아.” 민서희는 웃음이 나왔다. “어르신, 이 상황에도 진 대표님을 감싸실 생각인가요?” 진씨 어르신의 눈에 암담한 빛이 서렸다. “민서희 양, 그게 무슨 말인지?” “아니요. 어르신은 분명 알고 계세요!” 민서희는 조금도 봐줄 생각 없이 바로 정곡을 찔렀다. “저한테 약 탄 사람, 진동연 씨가 아니란 걸 알고 계시잖아요!” 진시호는 자기가 탄 약효에 대해 너무 자신해서인지 모든 과정이 허술하기 그지없었다. 진동연이 범인이라면 왜 굳이 자기도 약을 먹었을까? 게다가 가문의 눈 밖에 난 서자가 무슨 권리로 메이드를 협박한단 말인가? 진씨 어르신은 민서희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동연이가 한 짓이 아니라면 그 메이드 혼자가 짓일 거야!” 민서희는 마음이 서늘해 났다. “아, 끝까지 진 대표님을 감싸겠다는 말씀이군요.” “감싸는 게 아니야.” 진씨 어르신은 버벅거리며 말을 이어나갔다. “시호가 한 짓이라고 생각한다면 증거를 내놔. 확실한 증거가 있다면 두말없이 인정하지. 하지만 아무 증거도 없는데 내가 똑똑히 지켜보는 앞에서 시호에게 이런 무례한 짓을 저지른 건 용서할 수 없어. 우리 진씨 가문이 우스운 건가!” 진씨 어르신은 지팡이를 쿵쿵 내리찍으며 호통을 치는데 역시 한 가문의 주인으로서 기세가 대단하긴 했다. 민서희는 잠시 눈을 감았다가 다시 눈을 뜨고 말했다. “그래요. 진 대표님의 짓이라는 증거는 없어요.” 진씨 어르신은 눈을 가늘게 뜨고 싸늘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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