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5장 당신이 보호해 주지 않아도 돼요

감옥 생활을 하게 된 후로 민서희는 천둥 치는 날을 극도로 싫어했다. 눈이 멀어 캄캄한 어둠을 견디는 게 힘든 데다 다른 수형자들의 공격과 복수도 호시탐탐 주시해야 됐으니 천둥소리가 날 때마다 겁에 질려 몸이 떨리곤 했었던 것이다. 그러나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온 이후로 그런 적이 거의 없었다. 그녀는 눈을 감고 식은땀을 닦으며 그가 있는 쪽으로 몸을 돌려 이불에 손을 닿았더니 눈이 휘둥그레졌다. “임진 오빠?” 그가 있는 이부자리를 만지작거리자 텅 비어 있었고 온기마저 없었다. 임진이 자리에 없다. 언제 어디로 간 거지? 졸음이 싹 가신 민서희는 베개 옆에 있는 옷을 잡아당겨 걸치고 신발을 신은 후 문을 밀고 나갔다. 거실은 쥐 죽은 듯 조용했고 민서희는 그가 아무래도 서재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회사에 처리해야 할 중요한 일들이 많아 밤중에 일어나 업무를 보려고 했을 테니 말이다. 그녀는 서재 앞으로 다가가 문을 두드렸다. “임진 오빠? 안에 있어요?” 허나 여전히 아무런 반응이 없이 고요했고 그녀는 문을 밀고 들어갔다. 방 안은 예상과 달리 불빛이 어두웠고 그도 방에 없었다. 비가 오는 날 침대에도 서재에도 없고 그럼... 어디로 간 거지?” 민서희는 왠지 모르게 마음이 불안해졌다. 오늘따라 이상한 임진의 행동은 마치 무언가를 혼자 꽁꽁 숨겨놓고 있는 것만 같았던 것이다. 헛된 생각을 하고 있던 그때 밖에서 갑자기 차가 멈추는 소리가 들려왔다. 민서희는 더듬거리며 계단을 내려가자 문이 열렸다. “임진 오빠예요?” 얼굴이 굳어져 있던 임진은 민서희를 확인하고 눈빛이 흔들리더니 다급히 앞으로 걸어갔다. “왜 내려왔어? 옷이라도 많이 걸치고 나오지, 안 추워?” 민서희는 고개를 흔들었다. “방금 천둥소리에 놀라 깨어났는데 옆에 오빠가 없어서 찾으러 나왔던 거예요. 어디 갔었어요?” ”내가...” 눈매에 피곤함과 허탈함을 감추지 못한 임진은 민서희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화제를 돌렸다. “일단 방으로 들어가자.” 이상한 그의 행동을 감지하고 마음이 무거워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