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3장 할 얘기가 있어
불쑥 내민 손에 팔이 조였고 그는 강제적으로 그녀의 손을 빼내자 휴대폰이 그대로 드러났다.
눈이 휘둥그레진 박지환은 휴대전화를 빼앗아 통화기록을 펼쳐보니 민서희에게서 걸려 온 수많은 전화와 첫줄에 1분 30초간의 통화기록이 떡하니 보여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렸다.
윤서아는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더니 조금도 미안해하지 않고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지환 씨, 남자가 그렇게 거칠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
박지환은 그녀를 노려보았다.
“너 미쳤어?”
윤서아의 목소리를 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진 그는 사람을 죽일 기세로 눈빛이 사나워졌다.
윤서아는 그의 눈빛에 약간 겁을 먹고는 무고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걱정 마세요. 전화 받고 나서 소리를 낸 적도 없으니 제 목소리 못 들었어요. 약속을 했는데 당연히 지켜야죠. 우리가 같이 있다는 사실을 민서희 씨는 절대 몰라요.”
마치 그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듯한 그녀의 모습에 박지환은 구역질이 났다.
그는 그녀에게 차갑게 경고하고는 서둘러 차 열쇠를 들고 뛰쳐나갔다.
윤서아는 창문 밖으로 시동을 걸고 떠나는 그의 행동을 지켜보더니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민서희...”
그녀는 그 이름을 읊으며 눈에서 독한 빛을 뿜어냈다.
“다시는 지지 않을 거야. 지환 씨는 내 거야. 오직 내 거라고!”
...
별장 마당에 주차를 한 박지환은 재빨리 차에서 내려 문을 열었다.
희미한 불빛이 켜져 있는 거실에서 혼자 소파에 멍하니 앉아 추위를 떨며 몸을 감싸고 있는 민서희는 넋을 잃은 채 텔레비전을 응시하고 있었다.
민서희는 바로 정신을 차리고 몸을 움직였다.
“임진 오빠, 왔어요?”
박지환이 답했다.
“그래, 나 왔어.”
민서희는 소파에서 일어나 웃으며 말했다.
“아무런 연락도 없이 불쑥 돌아오면 어떡해요. 만든 음식도 다 식어서 데우지도 못했단 말이에요. 밥 차려줄 테니까 잠시만 기다려요.”
그녀는 조심스럽게 테이블로 다가가 요리 한 접시 한 접시 주방으로 가져갔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고 아무것도 모른 사람처럼 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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