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0장 나하고 결혼해요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낯설기 그지 없었다. 분명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데 왜 윤서아는 이토록 계산적이고 교활한 건지 말이다.
혹시 몇 년 동안 부여한 명예에 눈이 멀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건가?
마음이 혼란스러운 박지환은 더 이상의 생각을 잠재우려 눈을 감았다 다시 떴다.
“불 속에서 구해준 은혜는 이미 8년이라는 시간으로 갚았다고 생각해. 그 사이 네 목숨을 구한 적도 있고 더 이상 빚진 것도 없어.”
평생 갚아도 민서희한테 부족한 그는 이 일을 통해 조금이라도 보상이 되기를 바랬다.
“저는 동의 못 해요.”
윤서아의 예쁜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렇게는 안 돼요.”
박지환은 싸늘하게 쳐다보았다.
“동의하건 말건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지. 만약 민서희를 떠나 너한테 오기를 기대하는 거라면 포기해! 절대 그럴 리 없어!”
우렁찬 그의 목소리에 마음이 시큰둥하고 화가 치밀어 오른 윤서아는 말을 내뱉고 있는 박지환의 결심을 잘 알고 있었다.
윤서아는 입술을 깨물며 고민에 빠졌다.
“민서희 씨를 떠나라는 거 아니에요. 근데... 나하고 결혼해야 돼요! 나 윤서아가 박지환의 약혼녀이고 정식으로 결혼을 하겠다고 세상 모든 사람들한테 알려요!”
박지환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꿈 깨!”
”서둘러 거절하지 말아요.”
윤서아는 무심코 말을 던졌다.
“강요할 생각 없어요. 싫으면 다만 원하는 것도 사라질 거예요.”
”너...!”
힘줄이 불끈 솟은 박지환은 쓰레기를 보는 듯 노려보았다.
“협박이야?”
”협박 아니에요.”
손안에 든 소식이 박지환에게 없어서는 안 될 엄청 중요한 물건은 아니라는 걸 아는 윤서아도 박지환이 정말로 돌아설까 걱정이 됐다.
“상의하는 거잖아요. 지환 씨 옆을 오랫동안 지켰는데 나도 명분이 필요하잖아요. 민서희 씨와의 관계를 깨뜨리려는 것도 아니고 민서희 씨는 임진이라는 사람이 필요한 거고 나는 지환 씨와 결혼하는 걸 원하는 거고요.”
박지환은 생각에 잠겼다.
박지환이 승낙할 거라는 걸 잘 아는 윤서아는 흥미진진한 미소를 지었다.
아니나 다를까 박지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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