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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5장 그한테 가다

꿈에서 깨어난 듯 민서희는 안전벨트를 풀며 말했다. “잠시 고민하느라 못 들었어요. 데려다줘서 고마워요.” ”별말씀을요.” 이민준은 잠깐 머뭇거렸다. “민서희 씨, 안색이 안 좋아 보이는데 괜찮으세요? 대표님이 불쾌한 말이라도 한 거예요?” 차라리 그런 말들을 했으면 끝날 텐데 박지환은 질질 끌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게 더 극도로 미운 민서희는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이민준 앞에서 뭐라 하기도 거북한 그녀는 괜찮다고 미소를 지으며 휴대폰을 꺼내 화제를 돌렸다. “이민준 씨, 박지환 씨 전화번호를 차단에서 꺼내줄 수 있나요?” 처음으로 노인용 기계를 만지작거렸으나 손길이 빠른 이민준이 몇 번 만에 해결해 주었고 민서희는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차에서 내려 집으로 향했다. 그 후 며칠 동안 아슬아슬함 속에서 민서희는 시간을 보냈다. 휴대폰이 울리기만 하면 몇 번이고 마음을 다잡은 뒤 전화를 받았고 의외이게도 매번 전화를 건 사람은 박지환이 아니라 진동연이거나 장청아였다. 일주일이 지나고 민서희는 박지환이 그녀를 잊은 건 아니가 생각하기도 했다. 반가운 일인 건 맞는데 임진은 여전히 늦게 들어오기 일쑤였고 민서희는 괜히 가슴이 졸여졌다. 마침내 어느 날 오후, 민서희는 박지환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받게 되었다. 그녀는 한시도 지체할 수 없었다. “박지환 씨!” 잠시 침묵이 흐르더니 낯선 목소리가 들렸다. “민서희 씨 맞나요? 안녕하세요. 저는 박 대표님의 비서예요.” ”그 사람 비서라고요?” 목소리가 낯설긴 하지만 박지환의 번호가 맞으니 민서희는 입술을 깨물고 경계심을 풀었다. “박지환 씨는요? 왜 그 사람이 전화 받지 않는 거예요?” 그 남자는 빈정거리는 웃음을 지었다. “박 대표님이 회의 중이라 전화 못 받아요.” 그녀와 대화를 나눌 기분조차 없다는 걸 민서희는 깨달았다. 그녀는 손을 움켜쥐었다. “그럼 왜 저한테 전화를 건 거예요?” 그 남자는 단도직입적으로 답했다. “대표님이 오늘 저녁 8시에 전방야로 찾아오래요.” ”전방야요?” 낯선 장소에 민서희는 입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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